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사진제공=삼성전자
중국 정부가 국내에서 중국으로 삼성전자 임직원을 태워 보낼 예정이었던 전세기 운항 2편을 취소했다. 최근 중국 현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자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3일 중국 산시성 시안과 톈진에 전세기 2편을 통해 각각 엔지니어를 보내 현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이주 초 중국 정부의 일방적인 전세기 취소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국으로의 입국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지만 일각에선 이번 전세기 취소로 삼성전자의 계획에도 일부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시안에는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가 있고, 텐진에는 TV 생산기지가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약 18조2500억원(150억 달러)를 투자해 시안 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고, 텐진 공장은 중국을 대체할 삼성전자의 아시아 생산 기지 핵심 거점으로 꼽히는 베트남으로 연내 통폐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도 불구 양산 준비를 끝내고 2단계 투자를 앞둔 시안 제2공장을 찾아 라인 공사 현장을 직접 살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 측이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자국으로 들어오는 전세기를 모두 중단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5월 삼성전자 반도체 인력 200여명에 대한 특별입국을 허용한 뒤 한중 기업인 대상으로 패스트트랙(기업인 신속입국)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이 같은 조치를 내리면서 한중 기업인 대상 패스트트랙이 사실상 끝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중국은 최근 해외 유입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이 늘자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1일부터 한국에서 출발한 탑승객들에게는 음성확인서를 2회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기도 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이 중국으로 전세기를 띄우는 길은 막혔으나 일반적 출·입국까지 중단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