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학 서울아산병원 교수 "수만장 엑스레이 영상도 한번에 분석"
“인공지능(AI)이 의사를 완전히 대체할 순 없죠. 하지만 진료 시간 단축에는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11일 글로벌인재포럼 2020 기조세션에서 ‘AI 선도자들에게 길을 묻다’ 토론자로 나서는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이노베이션빅데이터센터장(심장내과 교수·사진)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는 진료 현장에서 이미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세계적으로 AI 기술을 진료 분야에서 가장 잘 활용하는 병원으로 꼽힌다. 이 병원은 컴퓨터단층촬영(CT)과 엑스레이 등을 통해 환자와 정상인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AI를 활용한다. 김 센터장은 “흉부 엑스레이는 하루 수천~수만 장의 영상이 올라오는데 이걸 일일이 확인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절반 이상 정상인인데 먼저 진료를 봐야 하는 사람과 나중에 진료를 봐도 되는 사람만 분류해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직은 전 분야에서 의사를 대체하기엔 검증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AI 기술이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분야는 질병 예측이다. 그는 “여러 빅데이터를 통해 이 환자가 한 달 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 바로 입원시켜 적절한 치료를 할 것”이라며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급사(急死) 등을 줄여 기대수명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 후보물질 개발도 AI의 활약이 기대되는 영역이다. 김 교수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후보물질을 알려줄 수 있다면 20~30% 정도의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