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세계 바이오헬스케어 산업계와 공중보건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제 및 백신이 언제쯤 등장할 것인가다. 이달에는 코로나19의 치료제와 백신 및 면역 관련 최신 연구논문 3건을 소개한다.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대한 최종 보고
(Remdesivir for the treatment of Covid-19-Final Report)

저널 :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IF 74.699), 게재일 : 2020년 10월 8일, doi : 10.1056/NEJMoa2007764
저널 :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IF 74.699), 게재일 : 2020년 10월 8일, doi : 10.1056/NEJMoa2007764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여러 가지 항바이러스 약물을 포함한 다양한 치료제가 코로나19 치료에 사용됐다. 하지만 여태까지 임상시험에서 치료 효과를 본 사례는 침습적 인공호흡이 필요한 중증 환자에서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이 사망률을 줄인 것(덱사메타손 투여 그룹의 사망률 22.9%, 일반적인 치료 그룹 25.7%) 외에는 없었다.

항바이러스제제인 렘데시비르는 이전에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된 RNA 중합 효소 저해제다. 세포 실험 및 원숭이 실험을 통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돼 임상시험이 실시됐다. 이전에 예비 보고를 통해 치료 효과가 관찰됐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2020년 10월 8일자로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대한 임상시험 최종 결과가 보고됐다.

본 연구에서는 106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이 실시됐다(541명의 렘데시비르 투여군, 521명의 위약군). 렘데시비르 투여군은 첫날에는 200mg, 그리고 9일 동안은 100mg의 약이 투여됐다. 임상시험의 주 결과 변수는 회복에 걸리는 시간(퇴원까지의 날짜)이었다.

렘데시비르 투여군의 회복에 걸리는 시간의 중간값은 투약 후 10일인 데 비해 위약군은 투약 후 15일이었다. 렘데시비르 투여군이 좀 더 빨리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된 것이다. 투약 후 15일과 29일째 측정한 사망률은 렘데시비르 투여군이 각각 6.7%, 11.4% 인 데 비해 위약군은 11.9%, 15.2%로 렘데시비르 투여군이 위약군에 비해서 27%의 사망률을 낮춘 것이 확인됐다. 렘데시비르를 투여받은 환자 중 중증이 된 환자는 24.6%인 데 비해 위약군은 31.6%로 렘데시비르는 중증 환자를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결론적으로 렘데시비르는 위약군에 비해서 코로나19로부터의 회복 시간을 줄이고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 입증됐다. 그러나 사망률을 현저하게 낮추지는 못했다는 것은 항바이러스 제제인 렘데시비르만으로는 코로나19의 완벽한 치료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미 많은 선행 연구에 의해서 중증으로 진행된 코로나19 환자는 과다한 면역반응이 일어나고, 이것이 생명을 빼앗는 주요 원인이라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코로나19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항바이러스제제인 렘데시비르와 병용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약물의 사용이 필요하다. 현재 렘데시비르와 면역억제제를 병용하는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임상시험이 끝나면 코로나19에 의한 사망률을 좀 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 어디까지 왔나
(SARS-CoV-2 vaccines in development)

저널 : Nature(IF 42.778), 게재일 : 2020년 9월 23일, doi : 10.1038/s41586-020-2798-3
저널 : Nature(IF 42.778), 게재일 : 2020년 9월 23일, doi : 10.1038/s41586-020-2798-3
코로나19를 종식시키려면 결국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유효하고 안전한 백신이 개발돼야 한다. 통상적으로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백신 개발부터 승인 및 대량 접종까지는 최대 15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전 세계적인 비상시에는 이를 최대한 단축시킬 필요가 있다.

다행히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SARS-CoV-2’와 바이러스 성질이 유사한 ‘SARS-CoV’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많이 진행돼 있다. 기존에 개발돼있는 백신 기술을 이용해 최대한 백신 개발 과정을 단축시키고자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백신은 약 180종에 달하며, 이 중 7종의 백신이 임상 1·2상을 마쳤고, 최종 임상 단계인 3상에 진입했다. 임상 3상의 결과에 따라서 빠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부터 대중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마운트시나이대 백신 전문가인 플로리안 크래머 박사는 <네이처> 9월 23일자에 실린 총설 논문을 통해 현재까지 가장 앞선 백신 후보의 특징을 소개했다. 이들 백신은 여러 가지 다른 방식의 백신으로서 각각 다른 장단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① RNA 기반 백신
현재까지 가장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 백신은 RNA 기반 백신이다. SARS-CoV-2의 표면 단백질 중에서 바이러스 면역을 유도할 수 있는 부분을 RNA 형태로 만들어 이용한다. RNA가 세포질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지질나노파티클(LNP)로 감싸 주입한다. 주입한 백신은 세포 내로 들어가 바이러스 표면 단백질의 일부를 만든다. 이는 세포의 면역 시스템에 인식돼 항체를 형성하고 면역이 유도된다.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RNA 백신 후보물질로는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와 바이오텍 기업인 모더나가 개발 중인 ‘mRNA-1273’, 화이자와 독일의 바이오 기업인 바이오엔텍이 개발 중인 ‘BNT-162’ 등이 있다. mRNA-1273은 원숭이 대상으로 두 종류 농도로 2회(10㎍, 100㎍) 접종했을 때 정상적으로 바이러스 중화항체를 형성했다. 특히 고농도(100㎍)로 접종된 원숭이에 바이러스를 노출시켰을 때 하부 호흡기에서의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사람 대상 임상 1·2상에서는 25㎍, 100㎍, 250㎍ 농도로 2회 접종했을 때 모든 농도에서 중화항체가 형성되는 것을 관찰했다. BNT-162의 경우에도 중화항체 형성이 관찰됐다.

실제로 이 백신이 코로나19의 감염을 억제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RNA 기반 백신의 장점은 가장 빠르게 개발될 수 있고. 다른 백신과는 달리 바이러스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성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RNA 기반 백신은 현재까지 한 번도 상용화된 적이 없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나 유통상 냉동보관 과정에서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② 복제 비활성된 아데노바이러스 기반 백신
또 다른 백신 후보군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이다. 정상적인 아데노바이러스는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지만, 백신에 사용되는 아데노바이러스는 세포 내에서 정상적인 복제가 불가능하도록 개조된 바이러스다. 여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 유전자의 일부를 넣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만들게 한다.

이렇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면역을 유도하는 개조된 바이러스는 아데노바이러스의 침투 경로로 침투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를 형성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백신으로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의 ‘ChAdOx1n COV-19’, 중국 칸시노의 ‘Ad5nCoV ’, 얀센의 ‘Ad26COVS1’이 있다. 이들 모두 1·2상 임상 시험에서 중화항체가 형성되는 것이 보고됐다.

이 방식의 백신은 살아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는 관련이 없어 생산 과정이 비교적 안전하다. 또 이미 다른 바이러스 질병에서 백신으로 사용된 적이 있어 생산 과정에서의 경험이 축적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도 있다. 일부 환자들이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이 경우 백신으로 사용되는 개조된 아데노바이러스 역시 무력화시켜서 백신으로서 기능을 못 하게 할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은 사람에게서 잘 발견되지 않는 아데노바이러스 기반의 백신을 이용함으로써 피해갈 수 있다.

③ 재조합 단백질 백신
또 다른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 유전자만을 따로 떼어내어 이를 동물세포 등에 넣어 단백질을 생산하고 정제하고, 이를 항원으로 주입해 면역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백신 개발을 시도하는 회사는 노바벡스가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곤충세포에서 만들고, 이를 나노파티클 형태와 면역증강제를 섞어서 주입한다. 노바벡스의 백신 후보물질인 ‘NVX-CoV2373’을 투여한 성인 131명 모두에서 중화항체가 형성되는 것이 확인됐다. 재조합 단백질 기반의 백신을 투여받은 환자는 다른 방식의 백신에 비해 높은 역가의 항체가 형성되는 것이 보고됐고, 현재 임상 3상 시험에 돌입했다.

④ 불활성화 백신
이 방식의 백신은 매우 전통적인 방식의 백신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동물세포에서 대량 배양한 후, 이를 화학물질 처리를 통해 불활성시킨 후 백신으로 사용한다. 이 방식의 백신은 중국의 시노백 및 여러 회사에서 개발 중이다.

불활성화 백신은 고도의 바이오텍 기술이 없어도 개발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대량 배양함으로써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바이러스 누출 등에 의한 위험성이 있고, 화학물질 처리 등의 미비로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시노백이 개발한 불활성화 백신 역시 임상 1상에서 항체 형성이 확인 됐고, 임상 3상에서 예방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현재까지 9종의 백신이 임상 3상 시험 중이다. 임상 3상 결과에 따라 빠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부터는 백신 접종이 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코로나 19의 종식을 내다보기는 이르다. 임상 3상에 들어간 모든 백신 후보물질이 접종받은 사람에게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를 유도하긴 했지만, 과연 이러한 중화항체의 형성만으로 코로나19의 완전한 예방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대부분의 백신 후보군은 근육주사로 접종하게 되고, 이 경우에는 하부 호흡기(폐·폐포관)에서의 바이러스 감염은 억제되지만 점막 면역이 필요한 상부 호흡기(코·인두·후두·기관지)에서의 감염은 완벽히 예방할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백신을 접종받은 후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바이러스가 폐에 침투해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은 예방할 수는 있지만 상부 호흡기에서의 감염은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

또 자신은 경증상 혹은 무증상으로 타인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할 지도 모른다. 또 다른 우려사항은 백신으로 형성된 면역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것인지다. 만약 백신으로 형성된 면역이 빠르게 감소한다면, 일시적인 예방접종이 아닌 주기적인 예방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라면 약 80억 명에 달하는 모든 인류를 대상으로 최소 2번의 주사가 가능하려면 160억 도스의 백신이 필요하다. 전례 없는 엄청난 양의 백신을 생산하고 전 세계에 유통해야 한다. 현재까지 실용화된 적이 없는 형식의 백신(mRNA 백신 등)의 경우 과연 이러한 엄청난 양의 백신을 어떻게 생산하고 유통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보건당국과 여러 백신 제조 업체의 노력으로 전례 없는 속도로 코로나19 예방 백신의 생산이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백신이 어느 정도의 효과로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전 세계의 전 인류를 대상으로 어떻게 백신을 공급하고 접종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난제로 남아 있고, 이는 조속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은 얼마나 지속될까
(Seasonal coronavirus protective immunity is short-lasting)

대부분의 바이러스 질병과 마찬가지로 일단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을 획득한다. 그러나 이 면역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이 가지는 면역이 어느 정도 오랫동안 지속되는지를 아는 것은 코로나19의 방역 대책과 효과적인 백신 개발에 매우 중요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의 연구자들은 계절 감기를 일으키는 코 로나19를 제외한 4종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얼마나 주기적으로 감염되는지를 조사했다. 이를 위해 이들은 1980년대부터 에이즈 관련 연구를 위해 주기적으로 혈액을 채취하고 있던 약 1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마나 빈번히 감염되는지를 항체 검사를 통해 조사했다.

연구 대상자는 약 35년 동안 적게는 3번에서 많게는 17번에 이르기까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바이러스에 감염돼 회복된 다음 12개월 후에는 다시 동일한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 결과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원인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에도 감염된 뒤 회복되더라도 1년 이내에 재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 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백신에 의한 면역은 평생 지속되기보다는 인플루엔자 백신과 마찬가지로 면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새롭게 접종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달의 논문 리뷰] 코로나19 관련 논문이 여전히 강세
남궁석 SLMS 대표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생화학 전공으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예일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충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축산식품생명과학부 초빙교수로 재직했다. 지금은 Secret Lab of Mad Scientist(SLMS)라는 이름으로 과학 저술 및 과학 관련 컨설팅 활동을 하고 있다. <과학자가 되는 방법>, <암 정복 연대기>의 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