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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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가상자산(암호화폐) 비트코인의 시세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1700만원을 돌파했다. 기존 금융권 기업들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이 잇따르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 선거 불확실성 등이 시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6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전일 시초가 대비 약 8%가량 급등, 이날 오전 1시경 1700만원대를 넘겼다. 지난 2018년 1월 이후 2년 10개월만이다.

이같은 비트코인 시세 급등은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결제 기업인 페이팔이 가상자산 결제를 지원하고,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은행인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직접 설립하는 등의 호재가 잇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댄 슐만 페이팔 최고경영자(CEO)는 "(페이팔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이) 세계적인 가상자산 사용을 장려하고, 나아가 중앙은행과 기업이 함께 가상자산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페이팔이 가상자산 산업의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스퀘어 등 나스닥 상장사들이 투자 목적으로 대규모의 비트코인 구매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비트코인 시세 상승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지난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약 4억 2000만달러(4719억원)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했으며, 스퀘어는 지난달 5000만달러(약 561억8000만원)어치의 비트코인을 사들인 바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로 인한 전통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가 투자자들을 가상자산 시장으로 이끌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미 경제지 블룸버그는 "미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많은 투자자의 결정을 망설이게 했다. 대선 불확실성으로 투자처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비트코인 시세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내비쳤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사 센티멘트는 "활성 지갑수 대비 가격 차이 모델(DAA vs. Price)을 보면 현재의 비트코인은 활성화 된 지갑 수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시세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비트코인이 과매수 됐다고 해석될 수 있다. 시장이 긍정적 신호를 나타내고 있지만, 지표에서 나타난 차이를 채우려면 큰 폭의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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