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만2천광년 밖서 발원지 포착…우주미스터리 풀 단서 확보
우리은하서 꼬리잡힌 '빠른 전파폭발' 범인은 마그네타
우주 공간에서 순간적으로 강한 전파를 분출하고 사라지는 이른바 '빠른 전파 폭발'(Fast Radio Burst)이 우리은하 안에서 처음으로 포착됐으며, 강한 자기장을 가진 중성자별인 '마그네타'(magnetar)가 발원지로 지목됐다.

지난 2007년에 처음 포착된 FRB는 강한 전파 폭발을 일으키고 밀리초(1천 분의 1초) 만에 사라지는 데다 멀리 있는 은하에서만 드물게 잡혀 무엇이 이를 일으키는지가 미스터리가 돼왔다.

한때 외계인이 보내는 신호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던 FRB의 발원지가 밝혀짐에 따라 이를 둘러싼 의문도 서서히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 맥길대학교 등과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월 28일 지구에서 약 3만2천 광년 떨어진 우리은하의 작은여우자리에서 강한 전파폭발(FRB 200428)이 일어난 것이 여러 대의 망원경에 포착됐으며, 추적 끝에 'SGR 1935+2154'로 알려진 마그네타가 발원지인 것으로 밝혀졌다.

마그네타는 초신성 폭발 뒤 남은 거대 항성의 고밀도 잔해인 중성자별 중에서도 자기장이 1천배 이상 강한 별이다.

직경 20㎞에 태양 2~3배의 질량을 가질 만큼 고밀도인데다 강한 자기장까지 가져 강력한 X선 방출과 감마선 폭발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FRB의 발원지일 수도 있다는 추정은 있었지만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다.

우리은하서 꼬리잡힌 '빠른 전파폭발' 범인은 마그네타
FRB 200428은 대형 파이프를 반으로 잘라놓은 듯한 독특한 모양의 캐나다 전파망원경인 '차임'(CHIME·Canadian Hydrogen Intensity Mapping Experiment)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후원해온 전파 순간 방출 탐사 프로젝트인 '스테어2'(STARE2)를 통해 같이 포착됐다.

스테어2는 캘리포니아와 유타 등에 설치된 3대의 전파탐지기를 연결해 운영되고 있다.

우리은하서 꼬리잡힌 '빠른 전파폭발' 범인은 마그네타
중국의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인 '구경 500m 구면(球面) 전파망원경'(FAST·天眼)'도 "활동기'에 들어서 X선과 감마선 폭발을 일으키는 SGR 1935+2154를 주시해 왔으며, 같은 날 관측에서도 여러 건의 X선 폭발을 잡아냈으나 FRB 200428을 직접 포착하지 못했다.

우리은하서 꼬리잡힌 '빠른 전파폭발' 범인은 마그네타
이번 관측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모두 3편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논문 저자 중 한 명인 네바다대학 물리·천문학과 장빙 교수는 이번 관측결과가 FRB 전부 또는 적어도 일부는 마그네타에서 발원한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마그네타 이외에 다른 발원지가 있을 수 있는 점은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케이프타운대학 수학과 아만다 웰트먼 부교수와 앤터니 월터스 박사는 관련 기고문을 통해 FRB 발원지를 마그네타로 지목한 것은 "핵심 퍼즐을 푸는 것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어떤 메커니즘으로 이런 폭발이 일어나는지를 비롯한 새로운 의문들을 던져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