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네덜란드 공동 연구진이 대장암 재발을 막는 복합치료법 실마리를 발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은 최강열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팀과 네덜란드 후브레흐트대 연구팀이 이같은 연구성과를 냈다고 4일 발표했다.

대장암 환자 표준 치료법에 사용되는 5-플루오로우라실(5-FU)은 투여시 50%가 넘는 환자에서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재발이 빈번해 5년 생존율을 크게 높이지 못한다. 이 원인을 찾기 위한 분자생물학적 연구가 활발했다. 5-FU는 세포 내에서 RNA(리보핵산)를 구성하는 염기인 우라실과 반응해 DNA(데옥시리보핵산) 합성을 저해하고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화학항암제다.

연구팀은 5-FU 를 투여하면 암세포 사멸이 일어남과 동시에 암 줄기세포 활성화에 중요한 'WNT 신호전달체계'가 활성화되는 것을 처음 밝혔다. 전혀 상반되는 현상이 동시에 일어난 것인데, 암 재발 원인으로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암 억제인자로 알려진 'p53'이 WNT 신호전달체계를 자극, 암 줄기세포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3세대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카스9'을 이용해 p53을 잘라낸 장세포 유래 오가노이드(3D 인공 미니장기)를 제작해 연구한 결과, p53이 이같이 상반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장세포 유래 오가노이드를 200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네덜란드 후브레흐트대 한스 클레버 교수와 공동 연구로 이같은 성과를 올렸다.

연구팀 관계자는 "5-FU 치료 후 증가하는 p53은 암세포 억제 기능과 동시에 암 줄기세포를 증가시켜, 궁극적으로는 암 재발을 유도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며 "5-FU와 WNT신호전달 억제제를 병용 투여하면 암 재발을 억제해 환자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엔 각각 연세대 박사과정을 마친 조용희 울산대 의대 연구조교수, 노은지 서울아산병원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