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첫 5세대 통신(5G) 스마트폰 '아이폰12'와 '아이폰12 프로'가 23일 오전 0시부터 국내에서 사전판매에 돌입한 가운데, 각종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가 준비한 1차 물량 대부분이 판매 시작과 동시에 품절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11번가, 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는 이날 오전 0시부터 아이폰12, 아이폰12 프로 자급제폰 사전 판매를 진행했다. 사전판매 구매자는 오는 30일 제품을 수령하게 된다.

과거 아이폰 신제품을 가장 먼저 구매하기 위해 매장 앞에 줄을 서던 모습이 이제는 온라인몰로 옮겨왔다. 이날 0시가 되기 전부터 일부 이커머스 사이트에선 트래픽이 몰려 사이트 접속이 지체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PC 화면에선 로딩화면이 지속되거나 사이트 접속 오류가 나기도 했다.
'아이폰12 프로' 골드 색상(512GB)이 사전 판매를 진행한 지 1분 이후인 23일 0시1분 일시품절이 됐다/사진=쿠팡 캡처
'아이폰12 프로' 골드 색상(512GB)이 사전 판매를 진행한 지 1분 이후인 23일 0시1분 일시품절이 됐다/사진=쿠팡 캡처
이날 0시부터 이커머스 사전판매 페이지가 열리자마자 아이폰12와 아이폰12 프로의 품절 행진이 이어졌다. 쿠팡에선 1분도 채 안돼 사전판매가 마감되는 일도 발생했다. 이 외 대부분 이커머스에서도 아이폰12 프로 인기 모델은 5분 만에 품절됐다. 아이폰12 일부 모델을 제외하고 현재 1차 물량은 완판됐다.

이커머스에 소비자가 몰린 건 최대 18%에 달하는 카드할인 혜택과 무이자 할부, 새벽 배송, 각종 액세서리 제공 등 여러 혜택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자급제폰으로 개통하면 5G 스마트폰을 보다 저렴한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수요가 몰린 배경 중 하나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하면 할인, 무이자 할부 등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면서도 "공홈에서 구매하더라도 3~4주를 기다려야 한다고 나오는 것을 보면 물량보다 수요가 더 많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당초 예상보다 아이폰12에 대한 사전 예약 열기가 뜨겁자 애플 이용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아사모' 등에선 "오전 0시에 맞춰 홈페이지에 접속했는데 판매 게시글이 마비가 돼 구매할 수 없었다" "빠른 구매를 위해 카드를 꺼내놓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는데도 실패했다" "1분도 안돼서 품절됐다. 나중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해야 겠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사전판매가 실제 개통으로 꼭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추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2, 3차 예약판매보다 물량이 훨씬 많은 이커머스의 1차 물량이 이처럼 빠른 시간 내에 품절된 것으로 미뤄보아 이번에도 국내에서 애플 신제품에 대한 인기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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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2 시리즈는 예약 판매가 국내보다 먼저 시작된 일부 해외 시장에서 첫날 하루 만에 최대 200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산됐다. 전작인 '아이폰11' 시리즈 추정 판매량(최대 80만대)을 2~3배 웃돈 수치다. 대만 등 일부 국가에선 이미 품절 대란까지 빚고 있다.

이번 사전판매에선 통상 오프라인 매장의 오픈 시간에 예약판매를 시작했던 이동통신 3사 역시 '심야 예약판매'를 진행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한정 인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액세서리와 새벽 배송 등의 혜택을 내걸었다.

이통사가 이번엔 이례적으로 자정부터 예약판매를 실시하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과 5G 요금제에 대한 반감 등으로 이통사 오프라인 매장보다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부터 사전 판매를 시작한 아이폰12와 아이폰12 프로의 국내 정식 출시일은 오는 30일이다. 아이폰12의 가격은 109만원부터, 아이폰12 프로의 경우 135만원부터 시작된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