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계기로 가상자산 시장 수요 증가 기대"
알트코인 결제·탈중앙화로 차별화 노린다
사진=펀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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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 기업 '페이팔'이 가상자산 결제를 허용하면서 관련 업계 내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페이팔은 빠르면 내년 초부터 비트코인·이더리움·비트코인캐시·라이트코인 등의 가상자산을 결제시스템에 적용할 방침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존 중소형 기술기반 업체들이 선점해온 가상자산 결제 시장의 판도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가상자산 기반 결제 시스템 및 POS(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 단말기 개발사인 '펀디엑스'(Pundi X)는 페이팔의 가상자산 결제 도입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페이팔의 가상자산 결제시장 진출이 가상자산 자체에 더 많은 관심을 불러올 것이기에 펀디엑스 고유의 개성을 살린다면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알트코인 활용한 결제 수요 분명히 존재"
사진=펀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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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설립된 펀디엑스는 싱가포르에 있는 본사를 중심으로 전 세계 8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각 지사를 통해 자체 개발한 가상자산 결제 겸용 POS기기인 XPOS를 꾸준히 보급하면서 펀디엑스는 가상자산 시장 내 대표적인 결제 전문 회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대기업이 경쟁사로 급부상한 상황에서 펀디엑스가 선택한 대응 방법은 '정중동'(靜中動)이다. 현재 펼치고 있는 사업의 방향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기술 고도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펀디엑스 관계자는 "지난 2008년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했을 때 소위 '메인스트림'(mainstream)으로 진입할 것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다. 페이팔의 행보는 역으로 가상자산이 새로운 시대를 이끌 수 있다고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팔의 발표 이후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하는 등 가상자산 자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졌다. 가상자산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나면서 관심 또한 다양한 분포로 나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 XPOS가 0.5초 이내의 빠른 결제 속도를 지원하면서도 삼성블록체인월렛·텔레그램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페이팔보다 더 많은 종류의 가상자산 결제를 지원해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코인들) 결제 시장 수요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펀디엑스 관계자는 "페이팔과 다르게 결제가 가능한 가상자산의 종류만 비트코인(BTC)·이더리움클래식(ETC)·메이커다오(DAI)·테더(USDT) 등 10종이 넘는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양한 알트코인으로 결제하기 원하는 이용자들의 수요에 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탈중앙화 '데이터 처리' 차별점"…블록체인 스마트폰 'BOB' 중심으로 사업 확장
펀디엑스가 출시한 세계 최초 블록체인 스마트폰 BOB(사진=펀디엑스)

펀디엑스가 출시한 세계 최초 블록체인 스마트폰 BOB(사진=펀디엑스)

펀디엑스는 내년을 목표로 메인넷(정식서비스)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9월 'FX 코어 테스트넷(시범서비스) 2.0'을 출시해 시험 운영을 마쳤으며 출시 일주일 만에 10만건 이상의 거래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펀디엑스가 페이팔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완벽한 탈중앙화'다. 한 기업을 중심으로 모든 데이터가 통제되는 구조인 페이팔과 달리 펀디엑스는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형 네트워크를 통해 투명하고 무결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펀디엑스 관계자는 "올해 다양한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등 가상자산을 탈중앙화 방식으로 소유하기 원하는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이 같은 맥락에서 탈중앙화된 결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페이팔이 중앙화 형태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가상자산 결제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과 차별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펀디엑스가 출시한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스마트폰 'BOB(Blok On Blok)'이 이같은 차별점을 더욱 부각시켜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BOB는 사용자가 문자, 전화, 인터넷 검색, 파일 공유 등의 활동을 할 때 관련 데이터를 통신사 대신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하도록 구현했다. 투명성 보장을 위해 어떤 상황에서도 여타 중앙집중형 서버에 사용자의 데이터를 전송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평소에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사용하다가 필요한 경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실시간 전환해 일반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BOB는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개최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모바일 디바이스·액세서리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펀디엑스 관계자는 "BOB는 모든 데이터를 탈중앙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내년 메인넷이 출시되면 펀디엑스 결제시스템과 함께 BOB를 중심으로 사업확장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인턴기자 kimgiz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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