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경바이오인사이트 포럼
“죽음의 키스 프로탁, 표적 단백질 분해하는 신개념 기술”

‘제1회 한경바이오인사이트 포럼’이 15일 한국경제신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 됐다. 2부에서는 ‘프로탁(PROTAC)’을 주제로 다뤘다. 장은현 스타셋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진행으로 유혜동 이노큐어테라퓨틱스 대표와 황종연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대담자로 나섰다.

프로탁은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과 단백질 분해를 유도하는 효소를 가까이 붙여주는 약물 작용 시스템이다. 황종연 책임연구원은 “프로탁 기술은 세포 내에 존재하는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UPS)을 통해 질병을 유발하는 불량 단백질을 분해해 질병을 치료하는 신개념의 치료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UPS는 우리 몸의 세포에 불필요한 단백질을 파괴해서 없애는 방법들 중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법이다. 분해하고자 하는 표적 단백질에 ‘E3 리가아제’라는 단백질인 ‘유비퀴틴’을 붙인다.

프로탁은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분해하고자 하는 표적단백질에 결합하는 리간드와 표적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E3 리가아제)에 결합하는 리간드, 그리고 두 리간드를 연결해주는 링커다.

프로탁이 작동하면 표적하는 단백질과 분해 효소를 가까이 붙여 분해가 쉽도록 한다, 황 연구원은 “프로탁 물질을 통해 표적단백질과 E3 리가아제 단백질이 가까워지면서 3중 복합체를 형성하면, E3 리가아제가 표적 단백질에 유비퀴틴을 여러 개 붙인다”며 “이때 표적 단백질이 프로테아좀으로 들어가 분해된다”고 했다.

장 대표는 “기존의 약물은 표적 단백질을 저해하는 방식이었다면 프로탁은 아예 분해를 해버린다는 점에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했다.

황 연구원은 프로탁의 장점으로 저용량만 투여해도 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다는 점을 들었다. 또 표적 단백질의 어느 부위에 붙든 E3 리가아제를 통해 유비퀴틴화해서 분해하면 되기 때문에 포켓이 필요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대부분의 표적항암제는 단백질의 활성 부위에 결합해 활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약물이 결합할 수 있는 포켓이 필요하다.

유혜동 대표는 “프로탁은 3세대로 불리는 면역항암제에 비해 개발 및 치료 비용이 저렴하다”며 “화합물의 합성도 간단하고 물질의 안전성도 뛰어나 경구제로서 개발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내성이나 저항성이 문제로 꼽히는 면역항암제와 달리 문제가 되는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분해한다”고 말했다.
항암제 이점 갖춘 프로탁, ‘촉매 효과’ 추가 연구 필요
최근에는 신약 개발에도 프로탁이 사용되고 있다. 유 대표는 “대표적인 것이 항암제 분야”라며 “기존 저분자 저해제의 한계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황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연구 초기 개발 단계로 2015년 동물 모델에서 프로탁의 효능을 검증한 결과가 보고되면서, 지난해에만 100여편이 넘는 논문이 보고되는 등 프로탁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수년 내에 여러 약물들이 전임상 이상의 개발 단계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 대표도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E3 리가아제인 ‘VHL’과 ‘CRBN’이 개발된 지는 10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낮은 친밀도에서도 효과가 입증됐고 단백질 분해에 촉매제로서의 역할과 오래 지속되는 효과, 향상된 선택성 등 항암제가 갖춰야할 많은 이점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다만 프로탁이 ‘촉매 효과(catalytic effect)’에 따라 약동력학과 약력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촉매 효과는 프로테아좀에 의해 병인단백질이 분해되면 프로탁이 재생되는 효과다.

또 일반적인 저분자 약물의 크기는 300~500달톤인데, 프로탁의 경우 1000달톤으로 사이즈가 큰 편이어서 세포를 투과하기가 힘들다는 점도 기술적인 장애물이라고 유 대표는 설명했다.

유 대표는 “이노큐어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엑스탁과 함께 이루라이탁(ERULYTAC)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프로탁의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황 연구원은 “합성신약 부분에서 혁신적인 기술”이라며 “프로탁 기술로 나스닥에 상장한 회사는 4개이며 선두그룹인 아르비나스가 임상을 성공하고 후발 주자들도 좋은 성과를 낸다면 프로탁이 저분자 시장뿐만 아니라 항체 약물이 갖고 있는 시장까지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대표는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아르비나스의 두 가지 프로탁 화합물 임상 결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프로탁이 새로운 항암제 개발의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개발된 약물을 프로탁을 이용해 다른 용도로 개발할 수도 있다. 특히 항암제 시장에 프로탁이 주는 효과는 굉장히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한경바이오인사이트는 최신 바이오·제약 업계의 이슈 등을 주제로 매달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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