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애플에 30%의 수수료를 내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의 부담이 연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소 게임사는 영업비용의 절반을 수수료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게임사, 작년 수수료만 1.5兆 냈다
이태희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장은 최근 열린 ‘인앱 결제를 강제하려는 구글과 디지털 주권’ 토론회에서 구글과 애플이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져간 수수료가 1조4761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4조9230억원)의 30%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수료를 내지 않고 아낀 비용을 모두 일자리 창출에 쓴다면 컴투스는 고용인원이 현재 940명에서 2221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이 원장은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전체 직원 수의 92%인 3468명을, 넷마블은 781%에 달하는 6252명을 추가 고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상장사 중에서도 컴투스 등 모바일 게임 비중이 높은 회사들이 받는 피해는 더 크다. 컴투스는 모바일 매출 비중이 99.1%로, 전체 영업비용 중 인앱 결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40.6%에 달한다. 연구개발비와 인건비를 합쳐도 수수료보다 적다.

사업 규모가 영세할수록 부담은 더 컸다. 상위 10대 기업에 들지 못한 베스파, 선데이토즈, 넵튠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이 지급하는 수수료는 직원 급여의 2.4~2.8배, 연구개발비의 3.4~4.4배에 달했다.

높은 앱 마켓 수수료로 인해 영세기업의 적자 구조가 지속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위 600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평균 매출은 5억2600만원, 평균 직원 수는 4.8명이었다. 이들 기업의 인앱 결제 수수료, 인건비, 연구개발비를 더하면 매출의 73.8%에 달했다. 이 원장은 “현재 구조로는 영세기업들이 적자를 면할 수 없으며 이들의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