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2일 시작 예정이던 독감 무료 접종 전면중단
"만12세 이하 접종 문제없다…질병청 대처가 논란 키워" 지적도
국내 독감 무료 예방접종(국가 예방접종)이 22일 유통 과정상의 이유로 전면 중단됐다. 이날 경기 수원시 장안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지부에서 시민들이 일반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국내 독감 무료 예방접종(국가 예방접종)이 22일 유통 과정상의 이유로 전면 중단됐다. 이날 경기 수원시 장안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지부에서 시민들이 일반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언제 무료 접종이 다시 시작되는지 알 수 없어서요. 몇 만원 들여서라도 빨리 아이 예방 접종을 하려 해요.”
4살 자녀를 둔 김모(32)씨는 "아는 간호사를 통해 올해 백신이 부족할 수 있으니 아이들 데리고 빨리 접종 받으러 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열만 나도 병원 가기 어려운 상황에 독감이라도 걸리면 큰일"이라며 "올해 예방 접종은 필수 같다. 유료로라도 빨리 맞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백신 중단되면 어떡해"…부모들 '유료접종' 문의
정부는 지난 22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던 만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및 임산부 대상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 접종을 급히 중단했다. 백신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탓이다. 이에 학부모들 중심으로 백신 접종 시기 연기가 언제까지 될지, 물량이 부족하진 않을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독감 백신 접종 중단 관련 브리핑에서 "조달 계약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백신 냉장 온도 유지 등 부적절한 사례가 어제 오후 신고됐다"고 말했다.

조달 계약을 통해 총 1259만 도즈(1회 접종분) 분량을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있는데, 해당 조달 업체가 맡은 500만 도즈 중 일부가 상온에 노출됐다는 설명이다.
인플루엔자(독감) 국가예방접종 시행 첫 날인 지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소아병원에서 의사가 독감 접종을 하고 있다.

인플루엔자(독감) 국가예방접종 시행 첫 날인 지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소아병원에서 의사가 독감 접종을 하고 있다.

무료 예방 접종이 일시 중지·연기되자 일선 병원에는 유료 예방 접종 관련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올 상반기 코로나19 확산 당시 벌어진 마스크 대란처럼 자칫 '백신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맘카페 게시판에는 "올해 코로나 때문에 백신이 모자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마음 편히 돈 주고 맞히는 게 나을 수 있겠다" "유료 접종마저 어려울까 무섭다" 등의 걱정 섞인 글이 여럿 올라왔다. 한 누리꾼이 "빨리 만 10개월 둘째 1차 접종 맞히고 오늘 만 38개월 첫째를 맞히려 했더니 이런 사단이 났다"고 쓰자 게시글을 읽은 다른 누리꾼들도 "고민 중이다" "그게(유료 접종) 좋을 것 같다"라며 동의하는 댓글이 뒤따랐다.

벌써부터 유료 접종 가능한 병·의원과 가격 등을 물으며 정보를 공유하는 글도 등장했다. "OO지역 독감 유료 접종 가능한 곳(병원) 아시나요?"라고 묻자 "OO내과에서 4만원에 접종하고 있다" "근처 내과에 전화해보니 모두 4만원이었다" 등이 답글이 이어졌다.
의료계 "질병관리청 소홀한 대처에 부모들 불안감"
의료계는 부모들의 이같은 불안 심리는 질병관리청 대처가 다소 소홀했던 탓이라고 지적했다.

개인병원 의사 김모(52)씨는 "만12세 이하 어린이 백신은 기존에 확보된 물량이다. 조달 업체와 경로도 이번에 문제가 된 업체와는 달라 논란과 상관 없다"며 "그런데 정부가 전체 무료 접종에 대한 전면 중단을 선언하면서 아이들에 대한 무료 접종까지 어려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물량이 안정적으로 확보된 만 12세 이하 어린이 대상 접종까지 중단하는 바람에 부모들이 불안한 마음에 유료 접종이라도 하겠다는 문의가 쏟아진다는 얘기다.

그는 "소아과협회에서 질병관리청에 만 12세 이하 아이들에 대한 무료 접종 중단은 풀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만 12세 이하 아이들에 대해서는 조만간 무료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신현아/김기운/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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