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바이트댄스 지배력 유지 뜻 강한데 트럼프는 "중국 무관 새 회사여야"
바이트댄스-오라클 '동상이몽' 속 중국 정부 승인 변수도 남아
'미래의 틱톡'은 누구의 것인가…'탈중국화' 가능할까
미국 정부의 승인이라는 핵심 관문을 통과한 것 같았던 동영상 공유 소셜미디어 틱톡의 구조조정 협상 판이 다시 춤추고 있다.

"환상적 합의가 될 것"이라며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오라클 등 미국 기업 간의 거래를 승인하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바이트댄스가 계속 틱톡 지배력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태도를 180도 바꿨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들(오라클)이 완전한 지배력을 갖지 못함을 알게 되면 우리는 그 합의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협상 참여자들과 미국 정부의 입장이 가장 첨예하게 충돌하는 지점은 '미래 틱톡'의 지배구조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타결되면 출범할 새 법인인 '틱톡 글로벌'은 '중국과 무관한 새 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바이트댄스는 미국 회사인 오라클과 월마트에 지분 일부를 판 이후에도 틱톡 글로벌에 대한 지배력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현재까지 합의된 바에 따르면 우선 바이트댄스는 미국에 텍사스에 본사를 둔 틱톡 글로벌을 세울 예정이다.

이후 오라클과 월마트는 바이트댄스로부터 총 20%의 지분을 산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오라클과 월마트는 틱톡 글로벌 지분 12.5%와 7.5%를 각각 78억 달러(약 9조700억원)와 47억 달러(5조4천700억원)에 사기로 했다.

아울러 구체적인 일정과 규모가 정해졌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틱톡 글로벌이 향후 어느 시점에 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해 미국 주주 비율을 좀 더 높이는 방안도 세 회사 간에 기본적인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 측 협상 참여자들이 동일한 합의안을 두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합의가 제대로 이뤄진 것인지에 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오라클과 월마트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에 본사를 둔 독립적인 미국 회사인 틱톡 글로벌에서 미국 투자자들이 더 많은 지분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현재 4개 미국 투자 기관이 바이트댄스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측에서는 이를 전제로 오라클과 월마트가 틱톡 글로벌 지분 20%를 획득하면 결과적으로 미국 측 투자자들이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틱톡 글로벌 지분 52%가량을 보유하게 된다는 계산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이트댄스는 그 직후 반박성 성명을 내고 자사가 틱톡 글로벌 설립 단계에서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출범하며 이후 오라클과 월마트가 참여하는 IPO 전 투자를 거쳐 바이트댄스의 지분이 80%가 된다고 밝혔다.

또 틱톡 글로벌 이사회에는 바이트댄스 창업자와 바이트댄스의 현 이사가 참여한다고 강조했다.

바이트댄스 역시 향후 미국 증시에서 틱톡 글로벌이 상장할 계획이라고 언급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발언의 맥락상 틱톡 구조조정 이후에도 지배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차이신은 '협상에 밝은 인사'의 말을 인용해 미국 측이 틱톡 글로벌의 다수 의결권을 차지하는 것을 보장하는 것이 절대 아니며 바이트댄스가 여전히 틱톡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틱톡 글로벌이 바이트댄스의 자회사라는 점에서 협상 참여자들이 복잡한 미래 지배 구조를 둘러싸고 저마다 자신 측에 유리하게 해석하는 문제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다시 안갯속에 휩싸인 틱톡 글로벌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해도 여전히 중국 정부의 승인이라는 또 다른 만만치 않은 관문이 남아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비록 이번 협상을 통해 틱톡 미국 사업이 통째로 미국 기업에 매각되는 것이 아니더라도 첨예한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들어 거래를 좌초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갑작스러운 수출 통제 규정 수정을 통해 성사 직전 단계까지 갔던 바이트댄스와 마이크로소프트 간의 틱톡 매각 협상을 사실상 엎어버린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