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KAIST, 주석과 탄소 지지체 기반 촉매 만들어…효율↑·가격↓ 기대
온실가스 이산화탄소→일산화탄소 바꾸는 '주석 촉매' 개발
국내 연구진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를 일산화탄소(CO)로 바꾸는 주석 촉매를 개발했다.

권영국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은 강석태·김형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과 공동으로 저렴한 주석(Sn)과 탄소 지지체 기반의 일체형 촉매(전극)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주석은 일산화탄소를 생산하는 금·은 기반 촉매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주석을 이산화탄소 변환 반응에 쓰면 일산화탄소보다 포름산(formic acid)이 더 많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

일산화탄소를 만드는 반응 선택성이 높지 않은 것이다.

공동 연구진은 지지체로 탄소나노튜브를 활용, 주석으로 일산화탄소만 골라 만들 수 있는 촉매를 개발했다.

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주석 입자가 탄소나노튜브 표면에 붙으면, 전기장의 변화로 일산화탄소가 생기는 반응이 촉진된다.

주석 입자 주변 전기장 변화로 반응물인 이산화탄소가 주석 입자 표면에 더 잘 달라붙기 때문이다.

개발한 촉매의 생산 효율은 기존 주석 촉매보다 100배 이상 높았다.

반면에 포름산을 만드는 반응은 탄소나노튜브가 유발하는 전기장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포름산 생성 반응과 일산화탄소 생성 반응은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에, 개발된 촉매를 쓰면 일산화탄소는 많이 만들고 포름산 생성은 억제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연료, 플라스틱, 세제, 접착제 제조 등에 폭넓게 쓰이는 일산화탄소를 값싸고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온실가스 이산화탄소→일산화탄소 바꾸는 '주석 촉매' 개발
특히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지지체 일체형 촉매를 마치 도자기를 굽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쉽게 제조하는 방법을 찾았다.

탄소나노튜브, 주석 나노입자, 고분자로 이뤄진 반액체 상태(졸) 혼합물을 가운데가 빈 원통 형태의 전극으로 만든 뒤, 이를 고온에서 굳히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가운데가 뚫린 구조여서 반응물인 이산화탄소 기체의 확산이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주석 입자와 지지체인 탄소나노튜브가 단단히 결합해 있어 전극 표면에서 벗겨지는 문제도 해결했다.

권 교수는 "주석 촉매는 포름산 생성을 촉진한다는 것이 50년 이상 된 중론이었는데, 전극 전기장을 조절해 이러한 상식을 뒤집었다"라면서 "이산화탄소 변환 반응 촉매 디자인에 전기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최초로 증명한 연구여서 뜻깊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에이씨에스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 속표지 논문(inside cover)으로 선정돼 이달 11일 자로 출판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