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나 건보료 부담이 더 커"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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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2만원 지원이요? 차라리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게 낫지 않을까요."

지난 9일 국내 최대 임신·출산·육아 관련 커뮤니티에 한 누리꾼은 정부가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을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 "정부가 경기진작 효과도 불분명한 곳에 계속 돈을 쓰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세금 내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분통을 터뜨리는 글을 올렸다.

일각에선 정부·여당이 13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월 2만원의 통신비를 일률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2차긴급재난지원금 선별지원에 대한 여론무마용 정책으로 무책임한 예산낭비"라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제8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총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경을 편성하기로 했다. 12세 미만 아동에 대해서는 양육비 개념의 지원을 하고, 13세 이상부터는 통신비를 지원해 사실상 전국민 현금 지급을 하는 내용이 담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방역 조치에 협조하여 다수 국민의 비대면 활동이 급증한 만큼 모든 국민에게 통신비를 일률적 지원하기로 했다"며 "적은 액수지만 13세 이상 국민 모두에게 통신비를 지원하겠다. 코로나로 인해 자유로운 대면접촉과 경제활동이 어려운 국민 모두를 위한 정부의 작은 위로이자 정성"이라고 했다.

추경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 선별지원에 따른 불공정 논란이 불거지는 것에 대한 무마용 정책 아니냐", "차라리 건강보험료나 전기세를 지원하는 것이 더 낫다", "결국 세금으로 도로 걷어가는 것 아니냐"는 등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한 지역 카페에서 누리꾼은 "요금 웬만한 곳은 다 와이파이(WIFI) 영역이고 비대면이면 집에 있는 경우가 더 많다"며 사실상 통신비 지원이 실효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전기세 감면이 훨씬 설득력 있었을 것 같다"며 "집에서 근무하면 통신비가 많이 나왔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대부분 전화가 공짜 수준이라 전기세가 더 많이 나온다"고 했다.

한 누리꾼은 "차라리 (내년에 오르는) 건강보험료를 각 가구당 5만원 지원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통신비 지원은 생색내기용"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통신비 지원을 결정한 것은 '전 국민 지원'이라는 보편성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의 경우 1인당 하나의 회선만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부분의 국민에게 지원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또 현 정부가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해 재추진 중인 보편요금제 도입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전국민 수준에 준하는 지원책을 마련하다보니 통신비 지원안이 나온 것 같다"며 "과거에도 민생대책 중 하나로 통신비 인하 방침이 종종 거론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통사는 직접적 재원 부담을 하지 않은 만큼 이행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분위기다. 이통사 관계자는 "통신비 지급 방식 등 세부사항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지급 방안이 현실화된다면 실무 협상을 진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부처 요청이 들어오면 행정적으로 이행하기 어렵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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