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가산동 바이오코아 본사에서 신용규 바이오코아 대표가 유전체분석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9일 서울 가산동 바이오코아 본사에서 신용규 바이오코아 대표가 유전체분석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2023년 안에 인바이츠헬스케어와 함께 유전자 분석 서비스로 고객 100만명을 확보하겠습니다.”

신용규 바이오코아 대표는 9일 “개인 생활습관과 유전자 분석을 아우른 의료 빅데이터를 확보해야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선도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대표는 지난달 25일 바이오코아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입됐다. 임상시험수탁대행(CRO) 서비스와 유전자 분석에서 고루 강점을 가진 이 회사를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회사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ICT와 병원 연계한 유전자 분석 서비스 내놓겠다”

바이오코아는 바이오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내놓기 위한 조직 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7월엔 인바이츠헬스케어가 기존 최대주주였던 홍콩디안과기유한공사의 지분을 전량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인바이츠헬스케어는 SK텔레콤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뉴레이크얼라이언스와 함께 설립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다. 신 대표는 뉴레이크얼라이언스의 대표이기도 하다.

신 대표는 국제 감각과 기업 문화 통합 경험을 고루 갖췄다. 그는 1992년 외무고시를 합격한 외교부 출신이다. 통상교섭본부에서 유럽연합과 WTO등 다자간 통상 협상을 담당했다. 1999년 공직을 떠난 뒤엔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MBA 학위를 받고 이후 글로벌 전략컨설팅회사 파트너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한국법인 대표로 있으면서 2006년 CJ 제약사업부의 한일약품 인수, 신한금융그룹의 조흥은행과 LG카드의 합병 후 통합 작업 등을 주도했다. 2012년엔 휠라코리아와 함께 골프용품 제조업체인 아쿠쉬네트컴퍼니도 인수에도 참여했다. 바이오코아에서도 최대주주인 인바이츠헬스케어와 사업 전략을 공유하고 조직 문화를 통합하는 데 방점을 두겠다는 게 신 대표의 구상이다.

신 대표는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개인 맞춤형 질병 관리 서비스와 연계해 빠르게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기업이 한국 유전자 분석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전자 분석 서비스는 중국에선 이미 e커머스(전자상거래) 서비스의 일종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에선 유전자 분석 서비스가 병원 산업과 연계돼 환자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신 대표는 “병원 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모두 발전한 국가는 세계에서 한국과 미국뿐”이라며 “한국은 유전자 분석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ICT와 병원 산업을 연계한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구축하기에 최적인 국가다”고 말했다.

“SK텔레콤 통해 잠재 고객 확보”

바이오코아는 SK텔레콤 가입자를 대상으로 개인 맞춤형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인바이츠헬스케어가 SK텔레콤을 통해 해당 서비스를 운영하면 바이오코아가 유전자 분석 키트 발송, 유전자 정보 분석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신 대표는 “SK텔레콤 가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며 “장기적으로 소비자가 걸리기 쉬운 질병이 무엇인지, 어떤 약물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질병 치료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SK텔레콤과 인바이츠헬스케어를 통해 판로를 확보한다면 병원을 대상으론 헬스커넥트, 트랜스글로벌헬스케어와 협력한다. 헬스커넥트는 2011년 SK텔레콤이 서울대병원과 같이 세운 기업이다. 만성질환을 관리하기 위한 원격의료 사업을 하고 있다. 트랜스글로벌헬스케어는 4500여개 병·의원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의료기기 유지·보수·운영(MRO) 업체다. 신 대표는 “인바이츠헬스케어를 필두로 바이오코아, 헬스커넥트, 트랜스글로벌헬스케어가 하나의 생태계로 편입됐다”며 “이 업체들의 협력을 통해 만성질환 관리, 의료 빅데이터, 소비자 의뢰 유전자 검사(DTC), CRO를 아우르는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인바이츠헬스케어 생태계 내 4개 기업이 동일인인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인사책임자(CHRO),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두게 될 것”이라며 “데이터 중심의 새로운 유전체 사업을 토대로 바이오코아를 인바이츠 생태계 안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