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의협회장과 면담
< 어느 마스크를 쓰시겠습니까? > 서울시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가운데 1일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에 이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코로나19에 감염돼 중태에 빠질 수 있다는 섬뜩한 내용이 담겼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어느 마스크를 쓰시겠습니까? > 서울시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가운데 1일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에 이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코로나19에 감염돼 중태에 빠질 수 있다는 섬뜩한 내용이 담겼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의료정책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 여당이 나서 ‘원점 재검토’를 시사했다. 전공의들이 주도하고 있는 의사 파업에 돌파구를 마련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1일 저녁 국회에서 만나 의사 집단 파업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한 시간가량 대화를 한 한 정책위의장은 “의료 현안 중 입법과 행정의 영역을 분리해 입법 과정에 있는 것이 가장 문제가 되는 만큼 우리가 완전하게 제로 상태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을 최 회장에게 전달했다”며 “최 회장이 의협 소속 여러 단체와 논의한 다음 우리에게 다시 의견을 제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공공의대 설립,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등 여러 문제의 층위가 복잡하다”며 “정부와 풀 문제도 있고 핵심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여당과 풀어야 해 비공개로 만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대 정원 확대, 지역 의사제, 공공의대 신설 등 법안이 발의돼 있는데, 이에 대한 철회와 원점 재검토를 두고 서로 얼마만큼 진정성을 갖고 전향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지 많은 대화를 했다”면서도 “오늘 대화에서 의견 일치에 이른 것은 없으며 의견을 충분히 나눴다”고 덧붙였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첫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의료정책을 먼저 철회한 뒤 원점에서 재논의하겠다는 것을 명문화하면 즉시 의료현장에 복귀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정부 접촉 창구는 의협이 주도하는 ‘범의료계 투쟁위’로 하기로 한 만큼 의료계 내부 회의 결과에 따라 파업 중단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재자로 나선 與 "특위 꾸려 논의"…전공의 수용할지 주목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1일 긴급 회동은 새 민주당 지도부의 의지가 작용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한 정책위의장에게 “여당 정책위의장으로서 의료계 채널을 가동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보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여당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의료계 요구에 대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처리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그러나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회동에 참석한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여당과 의료계 모두 이번주가 문제 해결의 분수령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의료 정책과 관련해 입법 부분이 핵심인 만큼 여당이 중재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공의들 ‘원점 재검토’ 명문화 요구
與 "의료정책 원점 재검토"…의사파업 돌파구 여나

여당과 의협 지도부 간 회동에서 여당이 ‘원점 재검토’를 시사한 만큼 의료계 파업이 해결의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높아졌다. 그러나 의료계 파업을 주도하는 것은 전공의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당산동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젊은의사 비대위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젊은의사 비대위원장을 겸직하는 박 위원장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첩약 급여화 등은 의료 전문가와의 합의 없이 졸속 추진됐기 때문에 철회해야 한다”며 “이를 문서로 약속한다면 의료 현장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은 지난달 23일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면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료에 참여하기로 한발 물러서면서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복지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고 전공의 10명을 경찰에 고발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지난달 30일 파업 철회를 대의원회의 표결에 부쳤으나 압도적인 표 차이로 파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전공의들 사이에서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다. 이에 전공의들은 의료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겠다는 약속을 문서화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해왔다.

한 정책위의장과 최 회장이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 하더라도 전공의들이 요구하는 문서화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젊은의사 비대위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한 정책위의장은 최 회장에 이어 박 비대위원장을 만나 이번 파업에 대해 논의했으나 특별한 합의안은 나오지 않았다.
與, 정부·의료계 사이 중재자로
여당이 의료계와의 대화에 직접적으로 나선 것은 법과 원칙을 강조한 정부가 먼저 물러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선 국회가 특별위원회 등의 별도 기구를 설립해 의료계와 해결 방안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복지부는 이날 전공의 집단휴진 현장조사에 나서지 않았다. 이어 근무 내용이 확인된 전공의 및 전임의 4명에 대한 고발을 취하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전공의와의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유화 제스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 총리도 이날 “정부는 단 한 명의 의료인도 처벌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협의체를 구성해 정부안보다 더 나은 안을 함께 만들어보자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당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면서 그동안 의료계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던 정부가 방침을 바꿀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복지부 공공의료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 사업은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8개월 이상 논의한 사안”이라며 “이를 정부가 철회하라는 것은 관련법 위반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공의대 설립에 대해선 “국회가 법률을 제정해야만 정책 추진이 가능하고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상익/김소현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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