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인수·넷플릭스 제휴·알뜰폰 진출에 업계 견제 움직임

KT가 올해 중반 들어 본격적으로 공격적 행보에 나서면서 통신과 방송 시장 곳곳에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KT로선 글로벌 시장의 경계가 없어지고 다양한 융합 서비스가 나오는 시장 변화에 따른 전략이지만, 막강한 인프라를 가진 KT의 행보에 대한 업계의 견제도 거세지면서다.
KT 전방위 공격 행보에 통신·방송 시장마다 '신경전'
3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자회사 스카이라이프가 케이블TV 현대HCN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이달에는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성사시키는 등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

여기에 스카이라이프가 9월 목표로 알뜰폰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등 최근 KT는 통신과 방송 시장에서 잇따라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가 성사되면 KT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가입자 기준 점유율 35%를 돌파하며 독보적 1위 자리를 굳히게 된다.

또한 IPTV에 넷플릭스를 연동함으로써 점유율 추가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스카이라이프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경우 이미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 KT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KT는 계열사 엠모바일, 그리고 KT 망 이용 사업자까지 포함해 알뜰폰 시장의 47%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스카이라이프는 420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어 알뜰폰 결합상품 판매의 파급력이 더욱 클 것으로 분석된다.

KT의 공격 경영이 본격화하자 업계 곳곳에서 우려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넷플릭스와의 제휴에 대해선 KT가 망 사용료에 대한 명시적 합의 없이 계약하면서 서비스 품질 문제 및 갈등의 불씨만 만들었다는 업계의 지적이 제기된다.

이른바 '넷플릭스법',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이 해결의 실마리가 돼야 하지만, 구체적 계약 사항까지 규율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사업도 다음 달 시작을 목표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알뜰통신사업자협회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시장 진입을 반대하는 입장을 공식 전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알뜰폰 시장마저 통신 3사 계열이 장악해선 안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스카이라이프와 조만간 추가 협의할 예정으로,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부가조건 및 사업계획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최종 인수까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와 과기정통부의 인허가 등이 남은 현대HCN 인수에서도 시장지배적 사업자 논란과 위성방송의 공공성 이슈는 해결해야 한다.

인수에 따라 2위 사업자와 점유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지는 데 따른 여러 규제비용 발생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민간기업으로서 IT 인프라가 강력한 KT가 다양한 신산업에 뛰어드는 것이 현재 산업 추세로 볼 때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업계 선두 기업으로서 선례가 될 수 있는 만큼 신규 사업이나 계약을 더 세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