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시노, 파키스탄·중남미 등에 3상시험 마치기 전 조기승인 추진
"중국군과 공동개발한 중 백신, 다수 국가서 긴급승인 논의중"
중국 칸시노 생물주식회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대규모 임상시험도 마치기 전에 다수 국가와 긴급사용 승인을 위한 논의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칸시노는 중국 군사과학원 의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코로나19 실험용 백신을 개발했으나 아직 초기 임상시험만 마친 상태다.

조만간 러시아,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3상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지만, 3상 시험을 마치기 전에 여러 국가에서 미리 긴급사용 승인을 얻어내겠다는 것이다.

칸시노가 홍콩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미 칸시노 백신의 사용을 허가해 군인 수천명에게 접종했다.

만약 다른 나라들이 칸시노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할 경우 국제적으로 대중화하는 첫 백신이 된다고 WSJ이 전했다.

최근 러시아가 2상 시험만 마친 백신에 세계 최초로 국가 승인을 내준 데 이어 중국 제약사가 백신 조기 승인을 추진함에 따라 글로벌 백신 개발 레이스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군과 공동개발한 중 백신, 다수 국가서 긴급승인 논의중"
칸시노 수석부사장인 피에르 모르공은 WSJ에 파키스탄,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몇몇 선진국과 백신 긴급사용 승인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파키스탄 외에 구체적인 국가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긴급 승인에 동의한 나라는 아직 없다.

모르공 부사장은 한 국가가 100만∼200만회 투여분의 칸시노 백신을 살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3상 시험을 마치기 전 대중에 백신을 사용하려는 칸시노의 시도에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 조지타운대 로런스 코스틴 국제보건법 교수는 WSJ에 "과학과 윤리에 관한 국제적 관례를 모두 깨뜨리는 일로 거대한 도박"이라며 초기 단계 임상시험에서 성공한 의약품이 최종 단계에서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최근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승인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면서 미국이 중국 또는 러시아 백신을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가들이 긴급사용 승인 논의에 참여한 것은 백신 품귀 현상이 우려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수의 백신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더라도 글로벌 생산능력의 한계로 최소 2022년까지는 백신이 크게 부족할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