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모델들이 23일 49만원대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LG Q92를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모델들이 23일 49만원대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LG Q92를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49만원대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LG Q92를 출시한다. 프리미엄급 기능을 갖추면서도 가격 거품을 뺀 제품이다. 5G 시장 성장세에 맞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신제품 출시에 맞춰 국내 스마트폰 영업 조직의 수장을 바꾸는 등 부활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벨벳보다 한 단계 높은 AP 적용

LG전자 승부수…49만원대 5G폰 '출격'
LG전자는 오는 26일 통신 3사와 자급제 채널을 통해 LG Q92를 출시한다고 23일 발표했다. 보급형 모델인 Q시리즈의 첫 번째 5G폰이다. 출고가는 49만9400원으로 국산 5G 스마트폰 중 가장 저렴하다. 성능은 탄탄하게 채웠다.

Q92 사양 곳곳에는 LG전자가 ‘절치부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스마트폰 두뇌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퀄컴 스냅드래곤 765G를 장착했다. 상반기에 내놓은 프리미엄 모델 LG벨벳에 적용된 AP보다 상위 제품이다. 가격은 벨벳(출고가 89만9800원)의 절반 수준이면서도 두뇌는 더 똑똑해진 셈이다. 램(RAM)과 저장공간은 각각 6기가바이트(GB), 128GB다. 6.67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에 전면 카메라 부분에만 구멍을 낸 펀치홀 디자인을 적용했다. 전면에 3200만 화소 카메라를, 후면에 일반 4800만·광각 800만·심도 500만·접사 200만 화소 등 쿼드(네 개) 카메라를 장착했다. 배터리 용량은 4000㎃h다.

재생 중인 콘텐츠를 자동 분석해 최적의 오디오 음질을 찾아주는 인공지능(AI) 사운드,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쉽게 제작할 수 있는 ‘LG 크리에이터스 키트’도 제공한다. 모두 프리미엄급 제품에 적용됐던 기능이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아니라 LCD(액정디스플레이)를 채택해 가격을 낮췄다.

국내영업 수장 교체하며 반전 노려

LG전자는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의 ‘빅5’였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 뒤처지면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내놓은 LG벨벳의 시장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프리미엄폰을 지향했지만 갤럭시A51, 아이폰SE2 등 보급형 스마트폰과 비교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보급형 5G폰은 올 상반기 삼성전자가 짭짤한 재미를 봤던 시장이다. 나란히 출시된 갤럭시A51과 A71은 갤럭시S20의 부진을 메웠다. 빠르게 커지는 5G폰 시장과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 트렌드에 적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전자도 보급형 5G폰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쏜다는 계획이다. Q92 출시에 앞서 국내 스마트폰 영업 수장을 교체하고 조직을 개편하며 흑자 전환을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 10일 한국영업본부 한국모바일그룹장에 마창민 전무를 선임했다. 통상 임원 인사가 연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마 전무는 LG전자의 대표적인 영업·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MC전략기획팀장, 글로벌마케팅팀장, 한국마케팅담당, 북미영업총괄을 맡았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15%에 머무는 동안 북미 시장에서는 3위를 꾸준히 유지해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LG전자는 다음달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를 채용한 제품 윙(코드명)도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는 국내시장 점유율을 20%로 끌어올리고 내년께 흑자 전환을 목표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