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MP3 플레이어의 대명사 아이리버가 TV에 도전한다. 50만원 미만의 합리적인 가격에 아이리버의 강점인 음향기술을 입혀 1인가구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MP3 대명사 아이리버, TV에 도전하다
아이리버 운영사인 드림어스컴퍼니는 50인치 안드로이드 TV 'MA50'와 43인치 일반 TV 'KF43' 등 TV제품 3종을 출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아이리버는 올해로 탄생 20주년을 맞았다. 2014년 SK텔레콤 자회사로 편입되고 2019년 '드림어스컴퍼니'로 사명을 바꾸면서도 아이리버 브랜드는 유지됐다. 한국 정보기술(IT) 기기 전성시대의 문을 열었다는 자부심과 음향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0년 '인터넷의 강'이라는 뜻을 담아 선보인 첫 제품은 MP3 플레이어였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디자인과 긴 배터리 지속시간으로 창업 2년만에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한국 벤처기업의 성공신화로 떠올랐다. 음향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2년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아스텔앤컨'을 출범해 스피커 시장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MP3플레이어, 스피커 기능을 거의 대체하면서 새로운 제품군을 선보여야 한다는 고민이 깊어졌다. 2017년 TV를 개발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내부에서 제기됐지만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다. 개발비용, 재고부담이 적지않은데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TV 개발이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해 여름, '드림어스컴퍼니'로 회사 이름을 바꾸면서다. 드림어스컴퍼니 관계자는 "아이리버 브랜드가 나온지 20주년을 기념해 그간 쌓아온 기술력을 선보이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아이리버가 노하우를 축적해온 음향과 IT기술을 적용하면 TV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리버가 노리는 주요 고객층은 1인 가구다. 초대형 프리미엄 제품보다는 50인치 안팎 크기에 합리적인 가격대를 원하는 소비자들이다. 아이리버는 뛰어난 음향기술과 사후관리로 중국업체와 차별화에 나섰다. 이번에 출시되는 3개 제품 모두 4K UHD 화면에 테두리를 거의 없앤 베젤리스 디자인을 채택했다. 아스텔앤컨의 전문가들이 음향을 맡아 중저가 제품에서 보기 힘든 풍성한 사운드를 재현했다.

서비스 보증기간도 2년으로 늘렸다. 전문 기사가 직접 방문해 설치해주고 카카오 전용 고객센터로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장의 반응은 고무적이다. 지난달 시장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와디즈에서 150대 한정으로 진행한 크라우드펀딩은 시작 1시간만에 마감됐다. 백창흠 드림어스컴퍼니 아이리버사업본부장은 "앞으로도 사용자가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아이리버 감성의 신제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