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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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탁 생산 계약을 또 따냈다. 미국 제약사인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맡는다. 지난달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수탁계약을 맺은 데 이어 두 번째 낭보다.

잇따른 코로나19 백신 수탁 생산 수주

SK, 코로나백신 수탁생산 또 따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NVX-CoV2373’을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공급하는 3자 간 협력의향서를 노바백스, 보건복지부와 함께 체결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번 계약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기술을 이전받아 추가 공정을 개발한 뒤 경북 안동 공장에서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바백스가 백신 개발에 성공한 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하게 될 백신 제품은 국내에도 공급된다.

이번 협약으로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공급 루트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날 체결식에서 “국내에 공급 가능한 백신을 다양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단백질 재조합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은 노바백스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노바백스는 이르면 오는 10월 임상 3상에 나설 계획이다. 이달 초 호주에서 건강한 성인 13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해주는 중화항체와 면역세포인 T세포가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 이 회사는 국제민간기구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으로부터 3억8800만달러를 지원받았다.

단백질 재조합 백신은 코로나바이러스와 겉모습이 비슷한 단백질을 체내에 주입해 면역 효과를 유도하는 방식의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단백질 재조합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현재 비임상 시험을 하고 있으며 9월 임상 1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맨 왼쪽)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13일 경기 성남 판교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에서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가운데)와 코로나19 백신 생산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은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와 노바백스 본사 간 화상시스템을 통해 이뤄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맨 왼쪽)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13일 경기 성남 판교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에서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가운데)와 코로나19 백신 생산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은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와 노바백스 본사 간 화상시스템을 통해 이뤄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내년 생산 능력 3배 확대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대표적인 3종의 백신 가운데 2종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단백질 재조합 백신뿐 아니라 동물세포 배양 백신 생산도 하고 있다. 동물세포 배양 백신은 해롭지 않은 바이러스에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를 적용한 백신이다. 이 방식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으로는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수탁 생산 계약을 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DNA 및 리보핵산(RNA)을 활용하는 유전자 백신을 개발 중인 모더나 등 글로벌 기업의 수탁 생산 계약을 맺은 국내 기업은 아직 없다.

러시아가 임상 3상 없이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를 개발했다고 발표하면서 코로나19 백신 시장 선점을 위해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백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수탁 생산 업체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백신 수탁 생산 업체들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연간 1억5000만 병 수준의 백신 생산이 가능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을 브라질과 맺으면서 병당 5000원 안팎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이 가격을 적용하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현재 생산능력을 모두 가동할 경우 75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내년 연 5억 병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 능력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어서 추가 수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