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비대면' 기반 코딩 학습 열풍
사설 코딩학원 작년보다 수강생 3배 몰려
"IT 업종 아니면 일자리 아예 없다" 위기감
지난 10일 강남역 인근 한 코딩 학원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모습. 코로나19로 더 어려워진 취업문을 뚫기 위해 코딩학원으로 20대 청년층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김수현 한경닷컴 인턴기자 open@hankyung.com

지난 10일 강남역 인근 한 코딩 학원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모습. 코로나19로 더 어려워진 취업문을 뚫기 위해 코딩학원으로 20대 청년층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김수현 한경닷컴 인턴기자 open@hankyung.com

지난 10일 올해 첫 태풍 '장미'의 영향으로 전국에 거센 비바람이 불어닥친 상황에서도 서울 강남역 인근 코딩 학원 거리에는 20대 취업준비생들이 넘쳐났다. 이들은 비에 젖은 머리카락과 옷을 빠르게 말리고는 한 사설 코딩학원 컴퓨터 앞에 앉아 실무교육을 받았다.

이날 수업을 들으러 온 학생 이모 씨(27)는 "비전공자지만 컴퓨터공학 쪽은 워낙 유망한 산업이기도 하고, 어떤 일을 해도 기본역량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배우기 시작했다"며 "코로나19로 비대면 산업이 뜨면서 코딩 기술이 더 필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산업의 '비대면(언택트)' 수요가 가파르게 늘면서 기반이 되는 코딩 학습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취업을 앞둔 20대들 사이에서는 "코딩 못하면 일자리 구하기도 어렵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코딩 학원 수강생 3배 늘어"
강남역 근처에 밀집한 코딩 학원들의 수강생 절반 이상은 비전공생들이었다. 대학 때 전공으로는 취업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이유였다. 갓 졸업한 학생부터 재취업에 도전하기 위해 퇴사를 결정한 구직자까지 면면이 다양했다.

재취업을 위해 코딩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고 밝힌 구직자 전모 씨(28)는 "코딩 기술을 배워두면 장기적으로 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미리 배워두고 있다"며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기업으로 가고 싶은데 코로나19 때문에 아예 채용 공고가 안 나오는 곳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코로나19 사태로 '빨간불'이 들어온 채용시장에서도 믿을 수 있는 건 IT 분야뿐이란 게 구직자들의 생각이다. 휴게실에서 수업 내용을 복습하던 수강생 김모 씨(29)는 "전공은 아니지만 취업은 IT 회사로 할 생각"이라며 "IT 분야는 그래도 채용공고가 꽤 나온다"고 귀띔했다.

수업 준비를 하던 취업준비생 박모 씨(26)도 "코로나19 때문에 공채가 잘 없지만 그래도 이쪽(IT) 시장은 간간히 소식이 들려오는 편"이라며 "주변에도 취업 때문에 전공과는 전혀 다른 IT 기업 취직을 위해 코딩을 배우는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딩 학원들은 성황이다. 지난달 기준 강남역 인근 한 코딩 학원의 수강생은 전년 동기 대비 3배가량 늘었다. 이 학원 등록 페이지 접속자 수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0% 증가했다.

국비 지원을 받는 다른 코딩 학원의 경우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100% 국비 지원이라 가의당 정원이 있어 학생 수가 늘어나진 않았으나 지원 경쟁률이 크게 뛰었다. 지난해 3대 1 수준이었던 수강 경쟁률은 올해 5대 1까지 치솟았다.

한 코딩 학원 마케팅팀장은 "최근 대기업에서도 코딩 테스트를 진행하는 곳이 다반사다. 취업이 어려운 문과 계통 학생들이 사설학원을 많이 찾는다"며 "수강생 90% 이상이 20대 초중반"이라고 설명했다.

수업료가 적은 편도 아니다. 국비 지원 프로그램은 예외지만 사설 학원 수업료는 한 달 기준 100만원까지 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코딩 학원 관계자는 "과정마다 다르지만 수업료는 평균적으로 월 40만~60만원선"이라며 "수업 형태에 따라 100만원까지 올라가기도 한다"고 했다.
정부도 코딩 전문인력 양성에 '두 팔'
코딩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전체 산업을 18개 업종으로 구분해 발표한 산업별 고용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프로그래머 일자리는 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일자리 증가율(30%)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소프트웨어 개발, 컴퓨터 시스템 구축 등 프로그래머 직종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다. 고용노동부 산업분류에서 '컴퓨터프로그래밍, 시스템통합및관리업' 고용자는 2009년 6만1000명에서 2019년 11만7000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프로그래머 일자리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인 건 90% 증가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뿐이다. 여타 16개 업종에 비해 코딩을 활용하는 직종에 대한 기업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다는 의미다.

코딩인력 수요 증가는 채용공고 분석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10일 기준 주요 구직사이트 '사람인'과 '잡코리아' 채용공고를 집계한 결과 프로그래머 채용 공고는 다른 직무에 비해 많았다.

사람인의 IT·인터넷 분야 공고는 2만4000여건으로 13개 업종 17만여 채용 공고 가운데 3번째로 많았다. 잡코리아에서도 전체 14개 업종 20만건 공고 중 2만2000개로 5번째로 많았다.

정부 역시 코딩 인력 양성에 팔을 걷어 부쳤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코딩을 활용한 정보기술개발 청년취업아카데미 강의만 총 90개가 개설됐다. 이 강의를 듣고 있는 수강생은 총 1456명.

청년취업아카데미는 대학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정부의 청년 취업 정책이다. 주로 기업이나 직업훈련기관등이 대학과 협력해 기업이 요구하는 직무역량을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해 제공한다.

이 수업에 참여한 한 학생은 "이력서에 쓸 수 있는 항목이 늘어나서 좋다. 3~4년 전공 수업보다 알찼고 나중에 이런 기회들이 생긴다면 또 수강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정동 기자/김수현 인턴기자/김기운 인턴기자/장덕진 인턴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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