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바이오 연구원들이 건강기능식품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코스맥스바이오 제공
코스맥스바이오 연구원들이 건강기능식품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코스맥스바이오 제공
한국 건강기능식품(건기식)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전성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건기식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여기에 중국 시장에서의 선제적 투자가 올해 성과를 보이는 데다 뛰어난 제형 기술력이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K뷰티’ 이은 ‘K헬스푸드’ 열풍

K헬스푸드에 '글로벌 러브콜' 쏟아진다
5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서흥, 콜마비앤에이치, 코스맥스엔비티, 노바렉스, 뉴트리 등 매출 상위 5개 건기식 상장기업의 올해 실적은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 1위인 서흥은 전년 동기 대비 19.2% 오른 5495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23.4% 오른 5419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섯 개 회사의 매출은 작년보다 평균 26.2%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홈쇼핑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면역력을 높여주는 건기식 매출이 급격이 늘어나고 있는 영향이다. 업계에선 ‘K뷰티’(화장품) 열풍 이후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투자한 ‘K헬스푸드’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선 제조 기술도 국산 건기식이 주목받는 배경으로 꼽힌다. 필름형 건기식을 생산하는 중소업체 씨엘팜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에 지난해 매출(75억원)을 넘은 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3년부터 알약이 아닌 필름형 건기식을 독자 개발해온 이 회사의 기술은 필름형 의약품 원조인 일본에서도 배워가고 있다. 장석훈 씨엘팜 대표는 “세계적으로 필름형 건기식을 만드는 유일한 회사”라며 “혀 안의 모세혈관을 통해 영양분이 전달돼 흡수율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 투자도 결실

수년간 투자해온 중국 시장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2016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회사들은 건기식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콜마비앤에이치는 판매 전문회사인 애터미와 손잡고 지난달 10일부터 건기식을 팔고 있다. 애터미가 400만 명의 회원을 모집한 데다 K헬스푸드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초기 재고 물량을 이미 소진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중국 시장 안착을 위해 현지 공장 건설에 320억원가량을 투입했다. 다음달 가동을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하반기에만 중국에서 약 700억원 이상의 건기식을 팔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엔 이 금액이 1625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맥스그룹의 건강기능식품 계열사인 코스맥스바이오도 중국 투자 결실을 보고 있다. 이 회사는 3년 전 중국 진출과 함께 곧바로 현지 생산 공장을 지어 운영 중이다. 중국 법인은 최근 방문판매 세계 1위인 암웨이 중국법인에 젤리형 건기식을 납품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업체론 처음이다. 문성기 코스맥스바이오 대표는 “6개월간 현지 공장 실사를 받은 뒤 납품하게 됐다”고 말했다. 작년 24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이 회사의 중국법인은 올해 수주 금액만 130억원에 달한다. 올해 중국 진출 3년 만에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