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찬 테라이뮨 대표가 설명하는 CAR-Treg 치료제
에스씨엠생명과학이 아토피 피부염, 이식편대숙주병(GVHD) 등 자가면역질환에 자사의 줄기세포치료제와 미국 바이오기업 테라이뮨의 'CAR-Treg' 치료제를 함께 적용할 계획이다.

테라이뮨이 개발 중인 CAR-Treg 치료제는 국내에서 흔치 않은 기전의 후보물질이다.

4일 김용찬 테라이뮨 대표(사진)에게 CAR-Treg 치료제에 대한 설명을 들어봤다. 김 대표는 충남대에서 생화학 박사를 받고,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원과 미국 국방부 산하 의대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CAR-Treg 치료제는 조절 T세포에 CAR 유전자를 전달해 제조하는 세포치료제다. 관건은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세포독성 T세포의 활성을 제어하는 조절 T세포(Treg)를 염증 부위로 이동하게 해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Treg에 염증과 관련된 항원에 붙는 CAR 유전자를 넣는다.

CAR-Treg 치료제에서 CAR 유전자는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Treg이 항원을 잘 찾아가게 돕고, Treg의 면역세포 억제 활성을 유도하기도 한다.

김 대표는 "CAR-Treg 치료제가 항원을 가진 세포를 만나면 CAR의 신호전달 도메인(부위)을 통해 Treg이 활성화되면서 주변의 염증 반응을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CAR-Treg 치료제는 적응증에 따라 표적으로 삼는 항원이 다르다. 테라이뮨은 혈액응고인자 단백질 제제에 작용하는 CAR-Treg 치료제를 개발해 이 단백질 제제에 대한 내성 항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내성 항체는 약물의 약효를 떨어뜨리는 항체다. 김 대표는 "내성 항체를 포함해 항체에 의해 매개되는 모든 질병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CAR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에스씨엠생명과학과 함께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된 항원 중 하나를 선택해 CAR를 만들고 이를 Treg에 넣어 Treg이 염증 부위에 머물면서 면역을 억제하는 효과를 유도할 것"이라고 했다.

CAR-Treg 치료제를 제조하려면 Treg을 증식시켜야 한다. 그러나 CAR-T 치료제를 제조할 때 세포독성 T세포를 증식시키는 방식을 그대로 이용할 수 없다는 게 김 대표 설명이다. 그는 "일반적인 T세포 증식법을 사용하면 'Foxp3' 'Hellos' 등 Treg에 필수적인 전사인자(DNA의 특정 서열에 결합해 DNA로부터 mRNA를 만드는 전사 과정을 조절하는 단백질)를 잃고, 증식된 세포는 면역억제기능을 상실한다"고 했다.

테라이뮨은 올리고 유전자(유전자 중에 표현형 발현에 뚜렷하게 관여하는 유전자) 조각을 배양시약과 함께 처리해 Treg을 증식시킨다. 김 대표는 "이렇게 하면 증식 중인 Treg의 Foxp3 및 Hellos의 발현을 안전하게 지켜 면역억제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며 "초기에 혈액에서 Treg을 분리할 때 생기는 오염된 소수의 Treg에서도 Foxp3와 Hellos의 발현을 유지해 Treg으로 분화하는 것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현재 공식적으로 CAR-Treg 치료제를 개발 중인 곳은 미국 바이오기업 산가모(Sangamo)뿐이다. 산가모는 GVHD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영국에서 임상 2상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CAR-Treg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연구소들이 있으나 아직 개념을 증명하는 단계이거나 동물실험을 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