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통신 넘어 플랫폼 사업자 되겠다"
구현모 KT 대표(사진)가 ‘통신 기반 플랫폼 사업자’로의 변신을 천명했다. 취임 이후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던 구 대표가 공격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KT에 따르면 구 대표는 최근 상반기 사업 점검 및 하반기 전략 수립과 관련해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통신 사업자에 머물지 않고 ‘통신에 기반을 둔 플랫폼 사업자’로 바뀌어야 계속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통신 기반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을 꼽았다. 그는 “5G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과 연계해 다른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핵심 인프라”라며 “우리는 이를 통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찾고, 그 잠재력을 현실로 바꿔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AI 원팀’을 적극 활용할 뜻을 밝혔다. AI 원팀은 KT와 현대중공업, LG전자, LG유플러스를 비롯해 KAIST,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함께 AI 기술을 공동 연구하고 실증하는 산·학·연 협의체다. 구 대표는 “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KT 콜센터 효율화 경험은 다른 회사로 확산하고 있다”며 “AI 원팀을 통해 중공업, 금융, 전자 등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콘텐츠 강화를 위해 글로벌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었다.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가 케이블TV 현대HCN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유료방송 시장의 압도적 1위로 자리매김했다. KT는 하반기에 케이뱅크를 정식으로 그룹사에 포함하고, 지난 6월 5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된 현대로보틱스와의 협력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정부의 디지털 뉴딜에 따라 많은 사업이 시작될 것”이라며 “매월 개선되고 있는 모바일, 인터넷, TV 등 주력사업의 성장도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