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소셜미디어 앱 틱톡을 보유한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트럼프 정부의 압력에 틱톡 미국 사업 매각을 추진하자 중국 내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한경DB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소셜미디어 앱 틱톡을 보유한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트럼프 정부의 압력에 틱톡 미국 사업 매각을 추진하자 중국 내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한경DB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압박에 못이겨 틱톡 미국 사업을 매각하려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국 내에서 바이트댄스를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4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微博)에 따르면 현지 누리꾼들은 바이트댄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장이밍(張一鳴)에게 '겁쟁이 매국노'라고 비난하고 있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장이밍은 지난 3일 회사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틱톡의 미국 사업에 관한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는데 관련 기사의 댓글은 비난 일색이다.

한 누리꾼이 올린 "따귀를 맞았는데 왜 미국에 따지지 않는가?"라는 댓글에 6000개가 넘는 '좋아요'가 몰렸다. 일부 누리꾼은 장이밍의 이름 한 글자를 '무릎 꿇다'라는 단어로 바꿔 부르기도 했으며 '신시대 매국노'라고 모욕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민 간다는 의미를 담아 '장이민(張移民)'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외에도 "이제 중국 회사가 아니라면 (구글, 페이스북 처럼) 이제부터 중국의 법 규제에 따라야 한다"면서 "외국 자본을 갖고 중국 회사 대우를 받는 일은 있으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유일하게 세계 무대에서 첫 성공을 거둔 SNS로 꼽히는 틱톡을 미국 정부의 압박에 매각하게 되는 일이 생기면서 현지 누리꾼들이 배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틱톡은 최근 미 정부로부터 이용자 데이터를 중국 정부에 넘길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미국 사업을 처분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현재 바이트댄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틱톡 미국 사업부 인수를 놓고 협상 중이다.

중국 내에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에 대한 비난도 함께 쏟아지고 있다. 페이스북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에 구애했던 저커버그가 180도 돌변해 라이벌 틱톡 공격에 앞장서고 있어서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4일 "저커버그가 미국 자본주의 진짜 얼굴을 드러내 공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커버그는 2014년 칭화대에서 중국어로 강연해 현지 학생들을 놀라게 했으며 2016년에는 베이징 스모그에도 마스크 없이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조깅하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중국 이용자들의 '환심'을 샀다.

환구시보는 이날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와의 공동 사설에서 "틱톡 금지는 미국이 '겁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이 중국의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인 화웨이와 틱톡 '죽이기'로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시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