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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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위해 전례없이 세 거대 제약사가 손을 맞잡았다. 지난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다국적제약사 애브비와 암젠, 일본의 다케다제약이 코로나19의 공동 임상시험을 위한 첫 환자를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공동 임상시험에서는 애브비의 비알콜성지방간 치료제인 ‘세니크리바이록’, 암젠의 관절염 치료제 ‘오테즐라’, 다케다제약의 혈관부종 치료제 ‘피라지르’ 등 세 약물의 효능을 확인한다. 고농도 산소 치료가 필요한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을 진행을 맡은 퀀텀립헬스케어의 로라 에서먼 박사는 “앞으로 수 주 안에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며 6주 안에 임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세 제약사가 수행할 임상시험은 ‘적응형 플랫폼(adaptive platform)’이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적응형 플랫폼은 임상시험 중간에 분석을 통해, 임상계획의 수정이 가능한 형태의 임상시험 방법이다. 2000년대 초반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혁신적인 임상시험 설계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처음으로 제안됐다.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에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약물의 효과적인 용량이 잘못 설계된 경우 전통적인 임상시험은 해당 임상을 모두 마치고 다시 처음부터시작해야 한다. 적응형 플랫폼은 중간결과를 분석해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최적용량 등을 다시 찾고 이를 적용해 임상을 이어나갈 수 있다. 전통적인 임상시험에 비해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구조다. 세 회사가 공동으로 진행할 경우 비용 절감과 함께 시험 설계의 최적화를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미국 국립앨러지 및 감염병 연구소(NIAID)는 일라이릴리의 류머티즘 치료제 ‘올루미언트’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의 병용요법을 적응형 플랫폼 방식으로 임상시험하고 있다. 이 결과를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