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노알미늄 스마트공장 가보니

5G 기업망 통해 지시 내리면
섀시에 구멍 뚫고 조립까지
협동로봇이 위험한 작업 수행
KT "연내 22개社 스마트화 지원"
린노알미늄 직원이 울산 길천산단 내 공장에서 KT 협동로봇을 활용해 작업하고 있다.  KT 제공

린노알미늄 직원이 울산 길천산단 내 공장에서 KT 협동로봇을 활용해 작업하고 있다. KT 제공

지난달 31일 찾은 울산 울주군 길천산업단지 내 린노알미늄. 공장 한편에 서 있는 로봇팔 형태의 협동로봇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직원 두 명이 길이 3m에 이르는 알루미늄 섀시 세 장을 작업대에 고정하자 협동로봇이 팔 끝의 드릴을 이용해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 24개를 뚫었다. 이어 팔을 뒤집어 리벳건으로 리벳(고정핀)을 끼우기 시작했다. 7분30초가 지나자 세 장의 섀시가 하나처럼 결합됐다. 이 부품은 후처리를 거쳐 화물차의 적재함 외장재로 변모하게 된다.
“예측 가능성 높아져 생산능력↑”
린노알미늄은 자동차 내·외장, 선박 기자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되는 알루미늄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KT의 제안을 받아 지난 6월 초 공장에 기업용 5세대(5G) 이동통신망과 협동로봇 ‘코봇’,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팩토리 메이커스’를 도입했다. 5G 네트워크에 연결된 로봇에 작업 지시를 내리고 노동 강도가 높은 단순 반복 작업은 코봇이 대신한다. 수기로 작성하던 작업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해 분석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 회사에선 제품 생산을 위해 압출, 가공, 벤딩, 조립 등 여러 종류의 공정을 진행한다. 가장 힘든 작업은 화물차 적재함 외장재에 구멍을 뚫고 리벳을 박는 것이었다. 3㎏에 이르는 드릴과 리벳건을 들고 하루 종일 작업을 하다보면 숙련된 근로자라도 피로가 쌓여 실수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조원호 린노알미늄 부사장은 “육체적으로 힘들어 직원들이 가장 기피하던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들은 스마트팩토리 도입 이후 가장 큰 변화로 ‘예측 가능성’을 꼽았다. 섀시에 구멍을 뚫고 리벳으로 고정하는 작업을 사람이 할 때는 개당 8분이 걸렸다. 코봇은 같은 작업을 7분30초에 끝낸다. 다소 빨라지긴 했지만 극적인 차이는 아니다. 하지만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게 현장의 반응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람은 로봇처럼 같은 속도로 꾸준하게 작업을 할 수가 없다”며 “피로도에 따라 작업 속도가 들쑥날쑥해 생산량을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작업을 전담하던 6명은 다른 공정을 맡게 됐다. 자동화하기 어려운 작업에 사람을 더 배치해 공장의 생산량이 전반적으로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이세영 린노알미늄 대표는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면 고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생산능력이 향상되고 품질도 안정화되면서 발주량이 늘어 최근 고용을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KT “中企에 스마트팩토리 구축 확대”
린노알미늄은 KT의 협동로봇이 적용된 두 번째 회사다. 앞서 구축을 마친 충북 제천의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박원은 제품 포장 공정에 협동로봇을 도입해 시간당 생산량을 225박스에서 313박스로 39% 늘렸다.

KT는 작년 5월 현대중공업, 머신비전 전문기업 코그넥스 등과 손잡고 5G 스마트팩토리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기업 대상 5G 전용망을 비롯해 근로자와 협업해 공정을 자동화하는 협동로봇, 인공지능(AI) 기반 이미지 분석 솔루션 등을 출시했다. 연내 모바일에지컴퓨팅(MEC) 솔루션과 산업용 로봇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중소벤처기업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중소기업의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올해 하반기 22개 중소기업 공장의 9개 공정에 5G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울산=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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