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에 이어 KT도 자사 IPTV에서 넷플릭스를 제공키로 했다. KT 제공

LG유플러스에 이어 KT도 자사 IPTV에서 넷플릭스를 제공키로 했다. KT 제공

KT가 자사 인터넷TV(IPTV) 서비스 올레tv에서 넷플릭스를 서비스한다. LG유플러스에 이어 국내 1위 유료방송 사업자인 KT까지 넷플릭스와 손을 잡음에 따라 넷플릭스의 국내 영향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KT, LG유플러스 이어 넷플릭스와 손잡아
올레tv 고객은 오는 3일부터 셋톱박스 메뉴 내에서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존 넷플릭스 고객은 로그인만 하면 되고 올레tv 내에서도 신규 가입할 수 있다. 이 경우 KT 통신료에 넷플릭스 이용료가 함께 청구된다.

다음달 30일까지 올레tv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넷플릭스 프리미엄 3개월 이용권을 주는 등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작년 하반기 기준 올레tv 가입자는 738만여명으로 점유율은 21.96%다. LG유플러스 가입자 436만명(12.99%)까지 더하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 이상이 셋톱박스를 통해 넷플릭스에 바로 접속할 수 있게 된 셈이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11월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맺고 IPTV에서 넷플릭스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IPTV와 넷플릭스를 결합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가입자 확보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뜨거운 감자'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현재 한국 미디어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다.

글로벌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인 넷플릭스는 막강한 콘텐츠를 무기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한국에서도 영향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5월 넷플릭스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637만명으로 지난해 5월(252만명)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SK텔레콤과 국내 지상파 3사가 연합해 만든 OTT 웨이브는 346만명으로 정체 상태다. CJ ENM과 JTBC가 합작한 티빙은 254만명으로 1년새 2배 이상 사용자가 늘었고 KT의 시즌도 236만명을 확보했다.

업체마다 대응책도 다르다. KT와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를 끌어들여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소송 중이다. 양측은 망 이용료 납부를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게 됐다.

반면 콘텐츠 업계에선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산업 성장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한다. 넷플릭스의 자금력 덕분에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플랫폼을 통한 해외 시장 진출도 훨씬 쉬워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 등지의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 상위권 대부분은 한국 드라마들이 차지하고 있다.
"미디어 주권 상실" vs "경쟁력 향상 계기"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조승래, 한준호 의원이 공동 주최한 'OTT-콘텐츠-방송, 경계와 발전방안 토론회'에선 이같은 입장차를 단적으로 볼 수 있었다.

이희주 웨이브 정책기획실장은 "넷플릭스, 유튜브,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등 글로벌 OTT 사업자들의 공세가 한국 시장에서 이어지고 있다"며 "미디어 주권을 상실할 수도 있는 위기"라고 경고했다.

김훈배 KT 커스터머신사업본부장은 "넷플릭스가 시장에 자극을 주고 있다"며 "스포티파이나 애플 뮤직을 제치고 한국 음원 업체들이 살아남은 것처럼 국내 OTT 플랫폼도 경쟁하면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이 왜 넷플릭스와 손을 잡는지 분석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강신법 중앙대 교수는 "국내 방송사보다 넷플릭스의 편당 제작비가 훨씬 많기 때문에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제작사들이 넷플릭스를 찾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규제보다는 진흥을 통해 국내 OTT들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상원 경희대 교수는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유보하고 진흥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도 "해외 OTT와의 역차별이 없도록 시장의 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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