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씨젠 등이 이끈 코로나 시대 보건산업 수출…27% 성장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국내 수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제약·의료기기·화장품 등 보건산업 분야 수출은 크게 늘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셀트리온 등 바이오시밀러 수출이 제약수출을, 씨젠 등의 진단기기수출이 의료기기 수출을 이끌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올해 상반기 국내 보건산업 수출이 9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 증가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의약품이 38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52.5% 늘었고 의료기기는 23억 달러로 21.5% 증가했다. 화장품도 34억 달러로 9.4%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수출 실적은 올해 상반기 2406억 달러로 지난해 2711억 달러보다 11.3% 줄었다. 보건산업 수출 성장세가 더 두드러진 이유다.

한동우 진흥원 보건산업혁신기획단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때문에 수출 감소가 예상됐지만 보건산업은 성장세가 꺾이지 않았다"며 "지난해까지 디스플레이, 선박보다 수출액이 작었지만 지난달에는 이들 산업군도 넘어섰다"고 했다.

분야별로 보면 의약품 수출을 이끈 것은 바이오시밀러다.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 국산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면서 수출 주력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독일, 미국, 터키, 벨기에 등에서 수출액이 컸는데 코로나19의 영향도 크지 않았다. 코로나19 유행이 끝난 뒤에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다.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따르면 허주마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올해 3월기준 40%까지 올라갔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매출의 100%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58.6%를 수출로 올리고 있다는 게 진흥원의 설명이다.

전체 의약품은 독일, 미국, 일본 순으로 많이 수출됐다. 소독제 수출도 지난해 상반기 335만달러에서 올해 2억3000만 달러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88개 나라로 수출됐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코로나19 진단시약 수출이 급증하면서 의료기기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상반기 진단용 시약은 의료기기 수출에서 18위를 차지할 정도로 수출 실적이 미미했지만 올해 상반기 의료기기 수출 1위 품목으로 올랐다. 상반기에 국산 진단기기를 수입한 나라는 미국, 브라질, 인도, 이탈리아 등 173개 나라에 이른다. 수출 규모는 7억3000만 달러다.

화장품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수출이 감소세를 보였지만 6월 들어 회복됐다. 다만 손세정제 매출 등이 싱가포르, 일본, 미국, 중국 등서 늘어났다.

국내 보건산업 종사자는 올해 상반기 93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다. 전체 제조업 종사자가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의약품 분야는 코로나19로 인한 독감 백신 개발 투자 확대 등으로 완제의약품 제조업 종사자가 많이 늘었다. 의료기기는 진단키트 제조 관련 종사자가 6.2% 증가했다.

병의원에 근무하는 의료서비스 산업 분야 종사자는 그동안 꾸준히 늘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진흥원은 올해 연간 보건산업 수출이 178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