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20 울트라 예상 랜더링 이미지/사진=원퓨쳐 캡처
갤럭시노트20 울트라 예상 랜더링 이미지/사진=원퓨쳐 캡처
삼성전자와 애플이 최근 성장세가 가파른 '게임' 부문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TV의 전유물이었던 '콘솔 게임'을 스마트폰에 이식해 '휴대용 게임콘솔'을 만든다. 애플은 아예 신성장동력으로 게임을 점찍었다.

XBOX와 협력하는 삼성…"휴대용 게임콘솔 만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전날 기고문을 통해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신제품 공개 행사인 '갤럭시 언팩'을 앞두고 타 업체들과의 협업을 강조하며, MS와는 콘솔게임인 엑스박스 게이밍 분야로까지 협력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게임 콘트롤러를 연상하게 하는 갤럭시언팩 예고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이번 신제품들의 상징인 '미스틱브론즈' 물방울이 둘로 갈라져 게임 콘트롤러의 방향키와 조작키 형태로 변하는 모습을 담았다.

삼성전자는 아직 MS와 협력 형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차세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노트20 시리즈와 MS의 콘솔게임 '엑스박스'와의 결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앞서 MS는 지난해 10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도 고화질·대용량의 엑스박스용 게임을 다운로드·설치 없이 접속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의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진=삼성전자 트위터 캡처
사진=삼성전자 트위터 캡처
MS는 오는 9월부터 엑스클라우드를 본격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무선 엑스박스 컨트롤러를 스마트폰에 연결할 수도 있어 거실의 TV 외에 어느 장소에서도 엑스박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MS는 다양한 신작 게임 타이틀을 담은 차세대 콘솔 '엑스박스 시리즈X'도 곧 공개할 예정이다.

정보통신(IT) 매체 원퓨처 등에 따르면 갤럭시노트20의 상위 모델은 엑스클라우드를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한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지원한다. 해당 기능은 5세대(5G) 이동통신을 통해 클라우드 게임을 즐기는 방식으로, 갤럭시노트20 상위 모델인 갤럭시노트20 울트라(혹은 플러스)가 스마트폰 최초로 이른바 '휴대용 게임 콘솔'이 되는 셈이다.

부품업계에 따르면 6.9인치의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스펙은 고사양의 게임을 구동하기에 적격이라는 평을 받는다. 출시 일부 국가 모델엔 스마트폰 두뇌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퀄컴이 최근 공개한 '스냅드래곤 865 플러스(+)'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칩셋은 스마트폰으로도 데스크톱 급의 경험을 가져다줄 만큼 게임 구동에 최적화 됐다는 게 퀄컴 측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적은 전력에서도 고해상도를 구현해주는 저온폴리옥사이드(LTPO) 박막트랜지스터(TFT)가 적용된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초로 장착되고 △1초에 120개의 장면을 보여주는 120Hz 주사율을 지원하고 △넉넉한 16기가바이트(GB) 램(RAM) 등도 고사양 게임 구동에 뛰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 힘 주는 애플…"자체 제작 개임패드도 선보일 듯"

게임 패드로 구동되는 아이패드/사진=더버지 캡처
게임 패드로 구동되는 아이패드/사진=더버지 캡처
애플은 최근 진행된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0에서 공개한 새 운영체제 'iOS 14' 'iPadOS 14' 'tvOS' 등에 게임 관련 부문 지원을 크게 개선시켰다고 밝혔다.

태블릿 PC인 아이패드에 키보드 마우스 및 트랙 패드 외에도 엑스박스 컨트롤러 지원을 추가했고, 새로운 게임 센터를 제공해 개발자들이 확장된 게임 컨트롤러 지원을 더 손 쉽게 다룰 수 있게 한 것이 골자다.

애플이 자체 제작한 전용 컨트롤러가 나온다는 추측도 나온다. 여러 외신에 따르면 해당 제품의 출시 시기는 공개가 임박한 애플 TV 신제품과 함께 또는 내년으로 예상된다. 애플 TV의 게임 서비스인 '애플 아케이드'를 구동할 수 있는 애플 자체 게임패드는 라이트닝 충전 포트 뿐만 아니라 무선 충전도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게임을 새로운 성장동력 중 하나로 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3월 처음으로 선보인 '애플 아케이드'다. 월 약 6500원(4.99달러)를 내면 120개 이상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독형 모바일 게임 서비스다.

애플은 올해 1분기(국내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이폰 등 제품 판매는 부진했지만 애플 아케이드를 비롯한 애플 뮤직, 애플 케어, 아이클라우드, 애플 TV 플러스 등 애플의 서비스 부문은 선전했다. 애플 서비스의 1분기 매출액은 약 16조2712억원(133억48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16.6% 성장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애플은 최근 일부 게임 개발 계약을 파기하면서도 유료 구독자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게임 타이틀에 집중하는 등 애플 아케이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게임 통해 또다른 가용성 제공…시장도 급성장

삼성전자와 애플이 게임 산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보급률이 최대치에 다다른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에 또다른 가용성을 제공해줘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또다른 유인을 제공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또한 고사양 게임을 자사 기기의 뛰어난 스펙으로 구동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올해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촉발된 언택트(비대면) 문화에 따라 급증하고 있는 게임 수요를 적극 노리겠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관련 시장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FK가 지난해 전 세계 5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게이밍 하드웨어의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5% 성장한 약 7조2000억원(60억 달러) 규모였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