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 2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도 일찌감치 비대면 영업 체계를 갖춘 데다 잇단 수주로 일감을 늘렸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인천 송도 4공장 조기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삼바, 깜짝 실적…영업이익 811억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1일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77억원, 81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781억원) 대비 294%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4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가 추정치를 뛰어넘었다. 증권사 매출 추정치 평균은 2358억원, 영업이익은 607억원이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5149억원이다. 반기 기준으로 매출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급성장 요인으로 발 빠른 코로나19 대응을 꼽는다. 이 회사는 상반기에만 1조7647억원 규모 계약을 따냈다. 모두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은 뒤인 4월 이후 계약했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유행 초기 2만8022㎡ 규모의 인천 송도 공장 전체를 온라인으로 둘러볼 수 있는 가상현실(VR) 시스템을 구축했다.

비대면 영업이 가능해지자 수주 문의가 잇따랐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고객사 주문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내부 확진자가 없을 뿐만 아니라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해 위기에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신뢰가 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인천 송도 4공장 조기 건설 계획을 공식화했다. 기존 1, 2공장을 완전 가동하고 있고 3공장의 수주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제2의 바이오캠퍼스 건립도 검토하고 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규 수주 물량 대부분이 3공장 물량으로 추정된다”며 “3공장 가동률이 올해 26%에서 2023년에는 10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