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노트] 한 주먹씩 먹던 HIV 치료제, 이제는 성분 줄인 한알 먹는 시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3일 ‘2019 HIV/AIDS 신고현황 연보’를 발간했습니다.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보건당국에 새로 신고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과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환자는 총 1222명이었습니다. 이는 전년보다 16명(1.3%) 늘어난 것 입니다. 정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치입니다.

HIV는 에이즈(AIDS)를 일으키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입니다. HIV가 인체에 들어오면 면역세포를 파괴해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떨어뜨립니다. 면역기능이 떨어져 여러 가지 감염증이나 질환이 발생하면 HIV 감염인이 에이즈 환자가 되는 것입니다.

영국 록밴드 퀸의 프레디 머큐리는 1986년 HIV 감염 진단을 받고 5년 뒤인 1991년 에이즈로 사망해 세계 팬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치료제가 없던 과거에는 이처럼 HIV 감염이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1987년 세계 첫 HIV 치료제인 GSK의 지도부딘이 개발된 이후 약 30여년간 현재까지 수많은 치료제들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HIV는 만성질환과 같이 충분히 장기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 되었습니다.

예전 HIV 치료제는 한 번 복용량이 30알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약을 한 주먹씩 먹었습니다. 지금은 하루 한 알이라는 획기적인 감소치를 보였습니다. 최근 GSK의 HIV 제약 계열사 비브 헬스케어가 내놓은 도바토는 차세대 HIV 2제요법 치료제입니다. 직전까지 HIV 치료를 위해 3가지 약물을 한 알로 합친 약을 먹었는데요, 2가지 약물을 합친 것을 2제요법이라고 합니다.

먹는 양은 한 알인데 3제와 2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는 부작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HIV 감염인은 평생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장기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HIV 감염인 108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이 HIV 치료제의 장기 복용을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GSK와 비브 헬스케어는 임상에서 약물의 개수를 줄이거나 혹은 용량을 줄이거는 등 다양한 치료 전략을 검토한 결과 그 중 돌루테그라비르와 라미부딘 등 두 약물의 최적의 조합을 발견해 도바토를 개발했습니다.

GSK 관계자는 “약물 개수는 줄어들었지만 임상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은 3제요법과 동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임상 결과를 근거로 미국 보건복지부(DHHS), 유럽에이즈임상학회(EACS) 등 해외 주요 기관의 HIV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도바토를 1차 치료제로 권고하는 것으로 개정했습니다.

HIV에 감염된 사람과 한 그릇에 담긴 음식을 먹어도 HIV에 전염되진 않습니다. 음식에 들어간 HIV가 생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HIV 감염인과 손을 잡거나 같이 운동을 해도 무방합니다. HIV는 성관계나 상처, 점막 등을 통해 상대방의 몸속으로 들어가야 감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규 감염인 1005명 중 821명(81.7%)가 이성 또는 동성 간 성 접촉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만큼 콘돔을 꼭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dir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