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에 참여한 신민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제어전문연구단 연구원(좌)과 권은수 노화제어전문연구단장(우).
이번 연구에 참여한 신민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제어전문연구단 연구원(좌)과 권은수 노화제어전문연구단장(우).
국내연구진이 예쁜꼬마선충과 대장균을 이용해 장내미생물이 조절하는 새로운 노화기전을 발견했다. 권은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제어전문연구단장팀은 장내미생물에서 발생하는 메틸글리옥살(MG)의 양이 적으면 수명이 10~20% 정도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MG는 생체 내 단백질이나 유전물질을 변형시켜 파킨슨병이나 당뇨병을 일으키는 유해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MG가 노화를 조절하는 신호전달기전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혔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의 수명을 증가시키는 유전자 변형 대장균을 발굴했다. 이 대장균은 MG의 양이 다른 대장균에 비해 적었다. 연구진은 MG가 적은 대장균이 수명 연장 단백질의 발현을 돕는 전사인자 ‘DAF-16’을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인슐린신호전달체계(IIS)를 통해 DAF-16이 조절되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또 다른 신호전달체계인 TORC2로 DAF-16의 활성이 달라졌다. 세계 최초로 장내미생물에 의해 특이적으로 조절되는 새로운 노화의 신호전달경로를 발견한 것이다.

권은수 노화제어전문연구단장은 “메틸글리옥산을 만들어내는 장내미생물의 양을 줄이면 노인성 질병인 당뇨나 신경질환 등 관련 질병의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7월 7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