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켐생명과학 코미팜 등 국내 바이오업체들이 해외에서 잇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에 들어간다.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뒀고 국내에서 임상 환자 모집 또한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치료 후보물질인 EC-18의 임상 2상 시험계획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EC-18은 녹용에서 유래한 성분을 화학적으로 합성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EC-18을 유방암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구강점막염 치료제로 개발해 임상 2상을 하고 있다. 회사 측은 EC-18이 코로나19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체에 대항하는 면역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몸속 장기에 염증 등을 일으켜 질환을 악화시키는 현상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임상 2상에 바로 들어간다. 다른 적응증을 대상으로 기존에 했던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의 긴급성을 고려해 이달 말이면 미국에서 임상 허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내 임상 2상 시험계획도 승인받았다.

코미팜도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하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에 나선다. 코미팜은 지난 10일 중증 코로나19 폐렴환자를 대상으로 PAX-1을 경구 투여하는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스페인 의약품위생제품청(AEMPS)에 제출했다. 비소화합물의 일종인 PAX-1은 전이암 치료제 및 비마약성 진통제로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임상 허가가 나면 스페인 이탈리아 러시아 등에서 코로나19 환자 794명을 대상으로 28일 동안 임상을 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임상을 신청했더라도 환자 모집이 여의치 않아 해외에서 임상을 하려는 업체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주현/김우섭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