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투자 확대 이어져
ODM 확대 중심으로 '반등 박차'
SKT가 출시한 LG 벨벳 블루 색상. LG전자 스마트폰 최초로 후면에 LG 로고가 빠지고 대신 제품명인 벨벳이 들어갔다/사진제공=SKT

SKT가 출시한 LG 벨벳 블루 색상. LG전자 스마트폰 최초로 후면에 LG 로고가 빠지고 대신 제품명인 벨벳이 들어갔다/사진제공=SKT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역대 최저 수준일 것이란 전망 속에서도 LG전자가 적자 폭을 눈에 띄게 줄였다. 스마트폰에서 5년 넘게 적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내년 흑자전환 목표로 한 체질 개선 작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전담하는 MC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은 1분기(2378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1000억원대 후반~2000억원대 초반 수준으로 전해졌다. 전년 동기(3130억원) 대비 영업손실 규모가 1000억원대 가량 감소했다.

MC사업본부는 2분기까지 21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게 됐지만 손실 폭을 줄인 점은 스마트폰 업계 상황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업계는 LG전자의 이번 분기 성과는 지난 5월 출시한 매스 프리미엄폰 'LG 벨벳'과 중저가폰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물량 확대가 이끌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확대와 과감한 결단, 효율적 비용 집행 등이 반등 포인트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짚었다.

LG 벨벳은 출시 당시 스펙 대비 출고가가 높게 책정됐다는 평도 나왔지만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판매량이 나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LG 벨벳은 LG전자가 8년 만에 기존 플래그십(전략) 라인업 'G 시리즈'를 폐지하고 나온 첫 제품이다. 일부 이통사향 모델 후면에는 웃는 사람의 얼굴을 닮은 'LG 로고'를 LG 스마트폰 최초로 빼는 등의 과감한 시도를 했다.
LG전자 K시리즈/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K시리즈/사진제공=LG전자

실질적 수익 개선은 ODM 물량 확대가 이끌었다. 지난해 말 베트남으로 생산 기지를 이전한 LG전자는 쿼드(4개) 카메라, 6.5인치 이상 대화면 디스플레이, 대용량 배터리 등 준수한 스펙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중저가 라인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에는 Q 시리즈, 북미 등을 중심으론 K 시리즈, 인도 등엔 W 시리즈로 나누고 이에 맞춰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았다. 스타일러스 펜을 갖춘 '스타일로' 시리즈도 일부 국가에 전략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실속형'을 내건 LG전자 중저가폰은 비용이 저렴해 생산에 부담이 없고 판매량도 준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미와 중남미 시장 중심으로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은 북미에선 3위권, 남미에선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 출시한 30만원대 LG Q51, Q61 등으로 쏠쏠한 실적을 올렸다.

2분기 적자 폭을 줄이긴 했지만 그간 LG전자 MC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이 늘고 매출은 감소하는 구조였던 만큼, 시선은 하반기 실적에 쏠린다.

MC사업본부는 여전히 LG전자의 전체 실적에서 가전사업의 H&A사업본부,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호실적을 가리고 있다. MC사업본부 영업손실은 2018년 7782억원, 2019년 1조98억원에 달했다. 연 매출은 2018년 7조8762억원, 2019년 5조9667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 차세대 스마트폰 코드명 '윙' 예상 렌더링 이미지/사진=폰아레나 캡처

LG전자 차세대 스마트폰 코드명 '윙' 예상 렌더링 이미지/사진=폰아레나 캡처

적자 탈출 의지가 강한 이유다. 올해 3월 LG전자 대표이사로 선임된 권봉석 사장은 MC사업본부의 흑자 전환 시점을 내년으로 잡았다. 투자액도 크게 늘렸다. 실제로 LG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MC사업본부에 109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MC사업본부에 1000억원 이상이 투자되는 것은 2017년 이후 처음. 세컨드 디스플레이를 가로로 돌릴 수 있는 흡사 '가로본능'이 연상되는 코드명 '윙' (가칭 'LG 스핀')이라는 실험적인 폼팩터(특정 기기 형태)를 갖춘 신제품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비용 절감을 위한 각종 시도도 이어질 전망이다. 수익성을 이끄는 중저가폰의 경우 LG전자는 3분기부터 K시리즈 출시 국가를 기존 15개국에서 대거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에는 롱텀에볼루션(LTE) 전용 LG Q31을 포함해 5세대(5G) 이동통신 중저가폰을 최소 2종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스마트폰 ODM 비중은 2019년 30%에서 올해 70%까지 2배 이상 확대가 전망된다"며 "하반기부터 원가구조 개선으로 점진적으로 적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래그십 제품은 그간 스마트폰 패널을 공급 받아왔던 LG디스플레이 이외의 다른 업체들과의 협업을 늘리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LG전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가 유력한 세계 최초 '롤러블폰' 디스플레이 패널 연구개발(R&D) 파트너사로 LG디스플레이가 아닌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를 낙점했다. 비용 절감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올리는 폴리이미드 기반인 투명 필름(CPI) 공급망 상황 등을 다각적으로 감안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LG전자는 LG 벨벳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LG디스플레이가 아닌 BOE의 제품을 탑재한 바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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