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NC 시총 20조원 돌파했지만…중국 벽에 부딪혀 "산업 미래 불투명"
3N 오너들, 갑부 순위 아니라 토론장서 보고 싶다

올해는 한국 게임사(史)에서 중요한 한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게임은 대표적인 비대면 여가활동으로 주목받으며 되레 호황을 맞았다.

한국은 기업 가치가 20조원이 넘는 게임개발사를 두 곳 가진 나라가 됐다.

일본에 상장된 넥슨이 올해 5월 먼저 시가 총액 약 1조9천억엔(21조8천억원)을 기록하며 한국 게임사로는 처음으로 시총 20조원을 넘겼고, 엔씨소프트가 이달 6일 시총 21조8천443억원을 기록하면서 코스피 시총 10위권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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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게임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축제 분위기는커녕 "큰 장벽 때문에 앞날이 안 보인다"는 암울한 얘기가 나온다.

그 장벽은 중국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모바일게임 이용자 13억7천만명 가운데 중국 이용자가 32.8%(4억5천만명)였다.

신작 게임의 승패가 중국에서 성공하느냐에 달린 시대다.

그런 중국이 한국 게임사가 개발한 게임에는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2017년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 이후로 3년째 냉랭한 상태다.

그새 '배틀그라운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 국산 게임들은 중국 개발·유통사들 힘을 빌려서 중국 앱 마켓에 게임을 올리는 신세가 됐다.

판호를 받았다면 떳떳하게 벌어왔을 외화 수입인데, 중국 회사들에 크게 한몫씩 떼주면서 눈칫밥까지 먹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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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한계에 다다랐다.

스태티스타는 국내 모바일게임 이용자가 지난해 2천10만명에서 올해 2천50만명, 2022년 2천100만명으로 늘어난 이후로는 더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막혔는데 내수 시장은 잠재력이 다했으니 새로운 활로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한 산업에 글로벌 경쟁력을 배양하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이를 알고 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올해 5월 14일 국내 주요 게임사 대표들을 만나 "게임산업 수출액이 7조원으로 무역수지 흑자의 8.8%"라며 "세금 혜택과 금융지원을 받으며 성장한 제조업처럼, 게임산업도 세제 혜택을 줄 방법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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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장관의 인사말이 끝나고 기자들이 빠진 뒤 비공개 간담회가 시작되자, 게임사 대표들이 입 모아 요구한 것은 수출 지원이 아니라 "주 52시간 근무제 완화"였다고 한다.

게임업계를 주 52시간제 예외가 적용되는 '근로시간 특례 업종'으로 지정해달라는 것이 게임사들의 핵심 요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게임 경영진의 민낯이다.

게임업계는 신작 출시 전에 야근과 밤샘 근무를 반복하는 '크런치'(crunch) 폐해가 IT업계에서도 가장 심각한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 전 세계 게임업계에서는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오히려 크런치를 없애고 차분하게 마무리 작업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그런데 국내 굴지의 게임사 경영자들은 문체부 장관이 산업 미래를 논하자고 불렀더니 '개발진을 더 많이 굴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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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세계적인 IT기업 대표들은 서비스뿐 아니라 '근무 형태 혁신'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무기한 재택근무와 자유로운 근무지 지정을 허용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가 대표적이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도 5∼10년 안에 페이스북 직원의 절반이 재택근무를 하게 될 거라고 밝혔다.

이런 혁신은 기업 규모가 커져도 경영 직군이 아니라 개발진을 조직 중심에 놓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돼, 개발진 사기 진작 효과도 낳고 있다.

한국 게임계를 대표하는 NXC 김정주 대표, NC소프트 김택진 대표, 넷마블 방준혁 의장도 이들 부럽지 않게 성공한 IT CEO인데, 이들처럼 연단에 서서 혁신을 발표하는 모습은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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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계 대표적인 '은둔형 경영자' 김정주 대표는 코로나19 이후로 제주도 자택에서 넥슨 지주회사 NXC의 투자 사업 정도에만 화상회의로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김택진 대표는 지난달 '리니지M' 온라인 콘퍼런스에 출연하는 등 게이머들에게는 종종 얼굴을 비추고 있지만, 공개석상에서 보기는 힘들다.

방 의장도 마찬가지다.

한국 게임 산업에서 '코로나19 특수'를 지우면 앞길이 첩첩산중이다.

중국 판호 문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논란, 게임 개발진·프로게이머 노동 착취 문제, 게임 인식 개선 등 산업의 존속을 좌우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한국 게임의 얼굴은 여전히 '3N' 넥슨·NC소프트·넷마블이다.

세 기업은 20여년 동안 국내 게이머들의 국산 게임 사랑을 발판 삼아 성장했다.

토론장에서 문체부, 국회의원, 학계, 게이머와 함께 한국 게임의 미래를 고민하는 3N 창업자를 보고 싶다.

국내외 갑부 순위에 이름을 올리게 해준 우리 게이머들에게 큰 보답이 되지 않겠는가.

[※ 편집자 주 = 게임인은 게임과 사람(人), 게임 속(in) 이야기를 다루는 공간입니다.

게임이 현실 세상에 전하는 메시지,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의 뒷이야기를 두루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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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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