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시장 작년 120조 돌파 추산
락인효과·4차산업혁명 '데이터' 확보 가능
IT·금융·제조사까지 모두 뛰어들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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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4차산업혁명 대전환의 핵심으로 꼽히는 '간편결제' 사업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80,100 +0.13%)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는 물론 유통, IT기업, 전통 금융사까지 독자 체계 간편결제를 띄우기 위해 사활이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결제액 기준 간편결제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11조7801억원에서 3년 만에 10배 이상 급격히 커진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촉발된 '언택트(비대면)' 거래 호조 등의 이유로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체들이 간편결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소비자를 자사 플랫폼에 가둬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데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 '결제 데이터'를 다수 확보할 수 있어서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데이터 중에서도 가장 양질로 평가받는다. 이를 확보한 IT(정보통신)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다양한 금융사업으로까지 확장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매력으로 꼽힌다.

초기엔 스트리밍 같은 온라인 서비스에만 주로 이용됐던 간편결제가 이제는 카페·식당·영화관부터 전기·수도요금 같은 각종 공과금, 아파트 관리비까지 낼 수 있게 되면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용 방법도 바코드나 QR코드를 이용한 간편한 방법이 확대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휴사도 많아졌다. 노점상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중국처럼 국내에서도 머지 않아 신용카드를 뛰어넘는 결제수단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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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입자 기준 국내 최대 간편 결제 서비스는 네이버(422,500 +8.06%)페이다. 네이버페이는 하루 3000만명이 방문하는 국내 간판 포털 '네이버' 플랫폼에 얹혀 있는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만 20조원이 넘는 네이버의 온라인쇼핑에서 대부분 결제는 네이버페이로 이뤄졌다. 네이버페이의 지난해 거래액 중 90%가 결제에 집중됐다. 올 1분기에도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네이버 포털 전체 검색어 3분의 1이 쇼핑과 관련된 단어다.

네이버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지난해 11월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해 올해 금융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네이버페이와의 강력한 연동을 앞세워 포인트 적립과 예치금 수익을 내세운 수시 입출금식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 '네이버통장'을 출시했다. 3%의 이자를 줘 전통 금융사들의 입출금 계좌와 비교했을 때 그야말로 파격이다.

하반기에는 '네이버 후불결제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곧 대출과 보험시장까지도 진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쇼핑 플랫폼 기반으로 네이버페이가 동반 성장한 것처럼, 이를 기반으로 한 네이버파이낸셜을 금융사업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접목해 성장하겠다는 게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100兆 우습다…'페이' 갖는자 천하를 갖는다

카카오(166,000 +4.40%)페이는 '국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결제 시장 전반에 걸쳐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카톡의 편리성과 익숙함을 무기로 내세운 카카오페이는 현재 151개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비롯해 가맹점 수가 50만개에 달한다. 카카오페이의 거래 대금은 2017년 1분기 3000억원이었지만 2019년부터 분기당 10조원을 웃돌며 2년 만에 40배 성장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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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중에선 '삼성페이'가 독보적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 이후 모든 스마트폰에 간편결제 기능을 넣었다. 스마트폰 기반에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기술을 활용해 이용편리성과 보급률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의 지속적 업데이트와 함께 최근 미국 시장에서 삼성페이의 편리함과 직불카드 제어 기능을 결합한 '삼성 머니'를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통한 '모바일 퍼스트 핀테크 플랫폼'으로의 영역 확장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들을 NHN, LG 등이 뒤쫓고 있다. NHN페이코는 음식 배달서비스 진출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7년 LG 페이를 출시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LG전자는 다음달 공개를 목표로 3년 만에 LG 페이 전면 개편에 나선다. SK플래닛, 쿠팡·신세계·롯데 등 유통사들도 페이 서비스를 하고 있다. KB카드 등도 새로운 간편결제 플랫폼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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