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임상1상·호주도 승인
고관절염 통증환자 등에 투여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계획
"2022년 전임상 들어갈 것"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올리패스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RNA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연구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올리패스  제공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올리패스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RNA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연구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올리패스 제공

“마약 대신 신경 손상성 통증에 쓸 수 있는 리보핵산(RNA) 기반 신약 후보물질을 내년 기술수출할 계획입니다.”

정신 올리패스(9,250 +2.89%) 대표(사진)는 16일 “RNA 치료제 플랫폼 기술로 각종 통증 치료제를 계속 개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대 화학과를 나온 정 대표는 아모레퍼시픽(281,500 -1.05%)에서 국산 신약 22호인 관절염 치료제 ‘아셀렉스’를 개발했던 통증 치료제 전문가다. 2006년 RNA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는 올리패스를 창업했다.

“RNA 치료제 시장 100조원 될 것”

RNA 치료제는 1세대인 저분자화합물 치료제, 2세대인 항체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을 3세대 치료제로 불린다. 암 등 대부분의 질병은 특정 단백질이 과하게 발현되거나 부족해지면서 발병한다. 기존 치료제는 항체 등을 이용해 특정 단백질을 직접 표적하는 방식으로 질병을 치료한다. 이 과정에서 엉뚱한 단백질까지 공격해 부작용을 일으킨다.

RNA 치료제는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RNA를 직접 표적한다.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와 결합해 특정 단백질의 생산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이론상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 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만 알면 대부분의 질병을 고칠 RNA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

하지만 RNA는 세포벽을 통과하기엔 크기가 크다. 약효가 좋더라도 세포 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이 때문에 실제 RNA 치료제를 내놓은 기업은 미국 앨나일람 등 손으로 꼽을 정도다. 올리패스는 RNA 치료제 개발 플랫폼인 ‘OPNA’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OPNA는 인공 유전자(PNA)에 양이온성 지질을 결합해 음전하를 띠는 세포벽을 통과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정 대표는 “경쟁업체들은 약물 크기를 물리적으로 줄여 문제를 해결했지만 올리패스는 화학적으로 PNA를 변형시켜 약물을 전달한다”며 “기존 RNA 치료제보다 더 적은 농도로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NA 치료제 시장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RNA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5조1000억원에서 2024년 14조5000억원으로 184% 성장할 전망이다. 정 대표는 “업계에선 RNA 치료제 시장이 50조~1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약 대신 쓸 수 있는 진통제 내놓겠다”

올리패스 "RNA 기반 진통제 내년 기술 수출"

이 회사에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후보물질은 비마약성 진통제(OLP-1002)다. 통증을 야기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표적으로 한다. 영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달 초에는 호주에서 임상 1b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정 대표는 “다음달 호주에서 고관절염·슬관절염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을 시작하고 연말에는 임상 자료를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수출 협상 중이어서 내년 상반기에는 계약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올리패스는 신경 손상으로 인한 다른 통증 질환 치료제로도 개발할 계획이다.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개발에도 나선다. 정 대표는 “2022년께 타우 단백질을 표적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전임상(동물실험)에 들어가려고 한다”며 “RNA 기술은 화장품 원료에도 쓸 수 있어 사업 분야가 더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 RNA 치료제

단백질 생성에 관여하는 리보핵산(RNA)을 조절하는 치료제. 암 등 대부분의 질병은 특정 단백질이 과다하거나 부족할 때 발생한다. 이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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