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바이오는 다양한 제형을 만드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식물성 연질 캡슐이 대표적입니다. 문성기 코스맥스바이오 대표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대부분이 식물 성분이어서 돼지·소 가죽을 가공한 젤라틴 성분의 동물성 캡슐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내용물이 홍삼 성분일 경우 동물성 연질 캡슐과 결합해 몸속에서 잘 녹지않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 또 채식주의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에서 동물성 캡슐의 수요도 줄어들고 있죠.

○“차즈기 추출물로 제 2의 도약”

[김우섭 기자의 바이오 탐구영역] 코스맥스바이오② "식약처 허가 차즈기로 새 시장 열 것"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는 제형은 역시 젤리형 건기식입니다. 암웨이차이나에 납품한 제품이죠. 문 대표도 이 분야에 대해선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문 대표는 “식감이나 품질 등을 놓고 봤을 때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10년 넘는 연구 끝에 중국이나 국내 어떤 회사들도 따라오기 힘든 기술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합니다.

암웨이차이나에 납품을 한 이후 현지 마케팅도 한층 수월해졌다고 합니다. 그는 “‘암웨이차이나에 납품을 하고 있는 제형’이라며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고 표현했습니다. 노승원 맥쿼리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암웨이는 한 번 납품처를 선택하면 상당히 오랫동안 유지한다”고 말했다.

코스맥스바이오는 코스맥스 그룹의 건기식 사업에서 한국과 중국을 담당합니다. 코스맥스비엔티가 호주와 미국을 담당하죠. 각 지역에 공장이 있습니다. 호주 공장은 ‘호주산’ 제품을 신뢰하고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위한 공장입니다. 메이드 인 오스트레일리아 딱지를 붙이기 위해서죠.

중국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200억원 수준입니다. 중국 법인 매출의 95%가 중국 내 매출입니다. 화장품 회사인 코스맥스가 현지에 안착한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철저하게 중국 현지 업체들을 위한 내수 시장을 겨냥하는 것이죠.

현재는 추가 공장 임대를 통한 증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문 대표는 “중국 진출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라며 “코스맥스는 흑자 전환에 시간이 더 걸렸다”고 말했습니다.

한가지 더 좋은 소식도 있다고 합니다.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중국에 진출한 한 직접(방문)판매 업체에 건기식 제품 납품을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이 사항은 시간이 좀 더 지나서 밝힐 수 있다고 하네요 .

한국 시장은 하반기에 시선이 쏠려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상반기에 매출이 55% 성장했다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요. 하반기엔 수년 동안 개발해온 차즈기 추출물의 건기식이 본격 출시됩니다. 이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눈의 피로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으올 개별인정원료 허가를 받았습니다.

개별인정형 제품이란 건강기능식품의 한 분류입니다. 홍삼처럼 ‘일반 건기식 공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원료를 기반으로 만듭니다. 식약처장으로부터 개별 승인을 받아야해 수년간의 임상시험을 통해 안정성과 효능 등을 입증해야 하는 제품입니다.

코스맥스바이오는 지난해 차즈기에 대한 허가를 받았죠. 현재 최종 제품 개발과 함께 해당 제품을 판매할 회사를 찾고 있습니다. 이미 눈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루테인 제품도 코스맥스바이오에서 많은 양을 납품합니다. 눈 건강 쪽에선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인데요.

문 대표는 “루테인 제품이 노안을 막기 위한 건기식이라면 차즈기 추출물은 스마트폰 등으로 나빠진 눈의 피로를 개선하는 제품”이라며 “청소년 등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 없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코스맥스바이오에서 개발한 제품이기 때문에 10~15% 정도의 마진을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통 건기식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10% 아래인 걸 감안하면 꽤 높은 수치입니다.

○코스맥스바이오 상장 후 가치는?

당장 코스맥스바이오에 투자할 방법은 없습니다. 문 대표는 “내년 4분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경쟁사인 서흥과 노바렉스, 콜마비엔에이치, 셀바이오텍, 내츄럴엔도텍 등이 상장해있는 것과 차이가 있죠.

다만 간접적인 투자는 가능합니다. 지주회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가 지분 64.7%(1분기 말 기준) 를 갖고 있습니다. 지주사가 지분 50%+1주를 갖고 있는 종속회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연결재무제표엔 코스맥스바이오의 실적이 그대로 잡힙니다.

코스맥스비티아이를 한 번 봐볼까요. 계산이 다소 복잡한데 문 대표가 밝혔듯이 코스맥스바이오의 올해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00억원과 100억원입니다.

건기식 회사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15배 안팎 수준입니다. 서흥과 노바렉스, 콜마비엔에이치 등이 그렇죠. 10~12배에서 최근 코로나19 유행 이후 다소 높아졌습니다.

PER 15배를 적용하면 코스맥스바이오의 시가총액은 1500억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이중 코스맥스비엔티가 갖고 있는 64.7%의 지분을 계산하면 970억원 가량입니다. 보통 지주회사가 갖고 있는 자회사들의 지분 가치는 30% 정도 할인을 해서 계산합니다. 유동성이 있는 지분이 아니라 아니라 지배력 확보를 위해 묶어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지분율이 과반 이상이면 30%까지는 할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가 있지만 보수적으로 잡아보겠습니다. 970억원에서 30% 정도를 할인하면 679억원 수준입니다.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주요 계열회사를 보면 크게 세 곳 정도가 있습니다. 화장품 회사인 코스맥스와 건기식 회사 코스맥스바이오, 코스맥스엔비티입니다. 실제론 29개 계열회사이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유의미하게 나오지 않는 해외 법인 등은 제외했습니다. 코스맥스바이오를 제외하고 코스맥스와 코스맥스엔비티는 상장사입니다. 기업의 가치 평가가 상대적으로 쉽네요.

10일 오전 11시 기준 코스맥스의 시가총액은 9718억원입니다. 지주사가 26.2%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코스맥스 시가총액 대비 지주사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2551억원 수준입니다. 마찬가지로 30%를 할인하면 1785억원입니다. 시가총액 1403억원인 코스맥스엔비티 역시 지주사 지분과 할인율을 적용하면 374억원입니다.

다시 말해 건기식을 하고 있는 코스맥스바이오와 코스맥스엔비티 두 회사에 대한 코스맥스비티아이의 가치는 1053억원(679억원+374억원)입니다.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시가총액이 2000억원의 절반가량을 건기식 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주가 흐름이 코스맥스바이오와 함께 가진 않습니다. 코스맥스의 영향이 더 클 수도 있죠. 이 부분은 유의하셔야 합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