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유통·금융 진출
AI 등 접목…業의 본질 바뀌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업들이 디지털 역량 시험대에 섰다. 미리 준비한 기업들이 빠르게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한 반면 대비가 부족한 기업은 일시적으로 사업 중단 사태를 겪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디지털이 산업 간 경계 무너뜨려

SK텔레콤, 카카오 등은 사내에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2월 말부터 선제적으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야놀자는 지난달 직원 중 확진자가 발생하자 임직원들이 사내 코로나19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자체 사이트 ‘와이캔두잇’을 열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1월부터 전사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한 덕분이다.

그러나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기존의 사무실 중심 업무방식을 유지하는 기업이 아직도 많다. 경기도에 있는 한 기업은 직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늦장 대처가 논란이 됐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 이틀 뒤에도 일부 직원이 사무실에 출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 회사는 이전까지 재택근무를 해본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산업 간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 인터넷 기업들이 유통, 금융 등 전통 산업 영역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반대로 기존 산업 영역에선 온라인을 통한 영역 확장이 활발해지고 있다.

네이버는 8일 비대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네이버통장’을 출시했다. 지난 4월에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주문 후 24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 금융 사업의 핵심인 카카오페이는 1분기에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했다.

기업들이 디지털 자산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업무 방식을 효율화하기 위해 새로운 소프트웨어(SW)를 도입하는 시도는 꾸준히 이어졌다. 1990년대 후반에는 ‘Y2K(2000년 연도 인식오류)’ 공포로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디지털 전환은 기업 시스템 일부를 디지털 기술로 대체하던 기존 시도들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ERP 솔루션 도입 등 전산화는 기존의 업무처리 방식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컴퓨터, 인터넷 등을 앞세운 3차 산업혁명(정보 혁명) 이후 정보기술(IT) 기업이 급부상했지만 산업 영역의 구분은 남아 있었다.

디지털 전환은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세대(5G) 이동통신 등의 기술과 결합하면서 기존 사업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다.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기업의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일반인의 삶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제조업에 주력하던 기업들이 IT산업에 뛰어들고, IT 기업이 전통 산업에 뛰어드는 등 산업 경계도 빠르게 흐려지고 있는 이유다. 빅데이터, AI 기술을 통해 맞춤화된 고객 대응을 하면서 업의 본질까지 바뀌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

최한종/구민기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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