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19일 온라인으로 열린 ‘빌드 2020’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19일 온라인으로 열린 ‘빌드 2020’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그동안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하던 개발자 대회를 온라인으로 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 행사가 테크 기업들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개발자 대회는 각 기업이 자신들의 기술을 공개하는 행사다. 참가자들은 행사를 통해 기술과 업계 동향을 접할 수 있다. 수백만원의 참가비에도 전 세계 각지의 개발자들이 구름처럼 모여들곤 했다.

개발자 대회가 온라인으로 열리면서 행사 인기는 더 높아졌다. 비용과 거리의 장벽이 사라진 덕분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19일 연례 개발자대회인 ‘빌드 2020’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그동안 시애틀에서 열려온 이 행사는 참가자에게 약 300만원의 비용을 받았다. 빌드를 온라인으로 무료 개최한 결과 작년 참가자의 16배가 넘는 10만 명 이상이 등록했다.

행사 참가자 구성도 다양해졌다. 기존에는 참가자의 80% 정도가 미국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온라인 행사로 바뀌면서 지리적 장벽이 사라지자 전체 참가자의 약 65%가 미국 바깥에서 접속했다. MS는 코드스페이스 등 개발자 도구와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등을 이번 행사에서 공개했다.

이번 온라인 행사에서는 참석자들의 마음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깜짝 이벤트’도 마련됐다. MS는 일찍 등록한 참가자에게 양말, 명찰, 도시락통 등을 택배를 통해 선물로 보냈다. 행사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양말을 신고 찍은 ‘인증샷’을 SNS에 공유했다. 함께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애플도 ‘세계 개발자 대회(WWDC) 2020’을 이번달 22일부터 온라인상에서 개최한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열리던 WWDC는 200만원가량의 참가비에도 높은 인기로 참여가 어려웠다. 추첨을 통해 뽑힌 약 5000명의 참가자만이 기회를 얻었다.

이번 행사는 애플 개발자라면 무료로 참여할 수 있어 참가자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필 실러 애플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이번 WWDC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며 “2300만 명이 넘는 우리의 글로벌 개발자 커뮤니티를 전례 없는 방법으로 한 자리에 모아 애플 플랫폼의 미래를 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이번 행사에서 최신 증강현실(AR), 머신러닝 기술과 새로운 운영체제(OS)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전 세계 학생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래밍 공모전도 열린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전 세계에서 온 젊은 개발자들의 창의적인 기여를 기념하고 싶다”고 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AWS 서밋 온라인 코리아 2020’을 지난달 13일 온라인으로 열었다. 한국, 호주, 미국 등 각국에서 열리던 행사를 통합했다. 온라인 행사로 진행되면서 등록만 하면 버너 보겔스 아마존닷컴 최고기술책임자(CTO)의 기조연설을 비롯해 각종 기술 세션을 무료로 들을 수 있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