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았던 애플스토어가 미국에서 재개장한지 5일 만에 다시 폐쇄될 상황에 처했다.

백인 경찰이 흑인의 목을 졸라 사망시킨 이른바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인해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격해지면서 애플스토어가 공격 받거나 도난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속출한 탓이다.

31일(현지시간) 애플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염두에 두고 미국 매장 다수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개장한 지 불과 5일 만에 상당수 애플스토어가 다시 문을 닫는 것이다.

애플은 앞선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애플스토어의 문을 닫았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차 둔화되자 4월 중순경부터 한국을 시작으로 순차적 재개장에 돌입했다. 지난달 26일에는 미국 20개 주의 매장 약 100여곳에서도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플로이드 시위가 발생하고 항의 시위 강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브루클린, 워싱턴 DC 등의 애플스토어가 방화, 약탈 등의 타깃이 됐다.

격한 시위로 문을 닫은 건 애플만이 아니다. 아마존 홀푸드, 월마트, 나이키, 아디다스 등도 이날 다수의 오프라인 매장을 폐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 미국에선 주요 백화점과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숍 약탈은 흑인뿐 아니라 백인, 아시아계 시민들까지 가세해 혼란을 빚고 있다.

한편 매장 폐쇄 결정 전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직도 누구나 인간으로서 보호받아야 할 것들이 보편타당하게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메모를 직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쿡 CEO는 인종차별에 반대하고 취약계층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6월 한 달간 직원들이 인권 호단체를 통해 기부할 경우 애플도 매칭펀드 형태로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