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이 뇌까지 전이된 환자들에게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후보물질인 레이저티닙을 투여했더니 90.6%는 암이 커지지 않거나 줄었다."

지난 29~31일 열린 세계 최대 암학회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공개된 연구결과다.

3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해 ASCO에 참여해 신약 후보물질 연구결과를 발표한 기업은 16곳에 이른다. 이들이 20개 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964년 시작된 ASCO 학술대회에는 5만명 넘는 암 관련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발표가 늘면서 높아진 K바이오 위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은 폐암이 뇌까지 전이된 환자에게 효과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뇌까지 전이된 폐암환자가 비교적 많지만 지금까지 이들을 치료할 만한 적절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김상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EGFR(상피세포성장인자) 돌연변이가 있는 폐암에서 뇌전이가 있더라도 레이저티닙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온트루잔트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4년간 추적 관찰했더니 환자 생존율은 오리지널약을 투여한 환자보다 높았다. 한미약품, GC녹십자, 제넥신, 에이치엘비 등도 개발 중인 항암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도 암 환자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기술을 발표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그동안 병리 조직은 암 진단에만 주로 쓰였고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 쓰인 적은 없었다”며 “앞으로 제품화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