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가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오프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편의점 택배 예약, 모바일 식권 등 실생활에서 결제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분야를 잇따라 개척하고 있다. 국내 최대 오프라인 간편결제망을 앞세워 필수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간편결제' 페이코, 온라인 넘어 일상 파고든다
택배 예약도 비대면으로

NHN의 간편결제 전문 자회사 NHN페이코는 페이코 앱에 편의점 택배 예약 서비스를 추가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소비자가 앱에서 관련 정보를 입력해 택배를 예약하고 운송비까지 결제하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편의점에서 택배를 부치려면 점포를 방문해 키오스크에서 택배를 접수하고, 직원과 대면해 택배비를 결제해야 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가까운 편의점을 방문해 점원과 접촉 없이 비대면으로 택배를 보낼 수 있다.

전국 GS25 편의점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전 결제로 보낼 수 있는 택배의 최대 중량은 25㎏이다. 택배비는 중량과 관계없이 3500원이다. NHN 관계자는 “최근 중고거래 활성화 등으로 택배 수요가 늘고 있다”며 “저렴한 가격, 쉬운 접근성 등 소비자 편의를 고려해 택배 예약 서비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택배 예약 서비스는 NHN이 집중해온 페이코 이용자 확보 방안의 연장선에 있다. 생활 속 결제 영역을 확대해 소비자를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페이코는 삼성페이와 제휴해 신용카드를 쓸 수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하다.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중 오프라인 결제망이 가장 넓다. 자체 오프라인 가맹점도 18만여 곳에 달한다.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

페이코는 단순 결제뿐만 아니라 생활 속 편의 기능을 특화해 다른 간편결제 플랫폼과 차별화에 나섰다. 지난해 10월엔 대학생 대상 ‘페이코 모바일 승차권’을 내놨다. 페이코 앱으로 대학생들이 통학버스 승차권을 구매해 쓸 수 있는 서비스다. 이전에는 교내에서만 종이 승차권 구입이 가능해 다소 불편했다. 버스 기사는 승차권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기업 대상 식권 결제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2017년 내놓은 ‘페이코 모바일 식권’은 회사에서 종이 식권 대신 페이코 앱으로 식권을 지급하는 서비스다. 구내식당은 물론 회사와 제휴한 주변 식당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두산그룹, SK하이닉스 등 700여 개 기업, 4만여 명의 임직원이 이용하고 있다. 올 3월에는 페이코 모바일 식권의 사용처를 버스터미널로 확대했다. 경남 창원의 신흥여객자동차가 도입해 창원터미널을 비롯해 부산, 통영, 거제, 진주 등 주요 버스 터미널 주변 상권에서 페이코 식권 지역을 조성했다.

지난해에는 모바일 무인 주문 결제 기능인 ‘페이코 오더’를 선보였다. 소비자가 식당, 카페에서 주문하기 위해 매장 카운터에서 대기할 필요 없이 테이블에 비치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거나 페이코 앱을 이용해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다. 올 1분기 페이코 오더 주문량은 전 분기 대비 세 배 증가했다. 관련 가맹점은 2만5000여 개에 달한다. 공공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페이코 앱에서 주민등록등·초본 등 각종 정부 증명서를 전자문서 형태로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

페이코 사용처가 증가하면서 페이코 결제액도 늘어나고 있다. 올 1분기 결제액은 1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 증가했다. 정연훈 NHN페이코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거래가 늘었다”며 “지난 2~3월 오프라인이 주춤했지만 5월부터는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