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전에 휘말린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품업계의 실적이 고꾸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출 여건 악화에 품목허가 취소까지 겹치면서 올 2분기 실적이 더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보툴리눔 톡신 국내 1위 업체로 꼽히는 메디톡스(173,300 +0.76%)는 지난 1분기 영업손실 9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으로 157억원을 올렸지만 올 들어 1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봤다. 지난해 4분기 46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데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다. 지난해 1분기 442억원이었던 매출액도 지난 1분기엔 339억원에 그쳐 28.8% 줄었다.

실적이 악화된 데는 대웅제약(117,000 +0.43%)과 벌이고 있는 보툴리눔 균주 소송의 영향이 컸다. 지난 1분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대웅제약이 사용하는 보툴리눔 균주의 출처를 놓고 소송이 진행되면서 메디톡스는 소송비로 100억원을 썼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서 지난해 4분기 대비 보툴리눔 톡신 제품 수출이 34% 줄었다는 점도 악재였다.

올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메디톡신의 국내 판매가 막혀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무허가 원료를 사용했다”며 메디톡신 50·100·150 등 메디톡신 3종에 대해 판매 중지 명령을 내렸다. 판매가 가능한 다른 제품군으로만 영업에 나설 수밖에 없어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

메디톡스와 소송에 휘말린 대웅제약도 실적이 나빠졌다. 대웅제약은 재무제표 기준 지난 1분기 매출액 2284억원, 영업이익 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2381억원, 영업이익 102억원을 올렸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4%, 88% 줄었다.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나보타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55억원에서 174% 늘어난 157억원을 기록했지만 메디톡스와의 소송비용으로 137억원을 지출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다음달 5일 ITC에서 예비 판결이 나오면 소송비용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톡스와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품 시장을 양분해왔던 휴젤(169,400 -1.80%)도 부진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413억원, 영업이익 12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액 491억원, 영업이익 164억원보다 각각 16%, 25% 감소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국내 피부 미용 시장이 타격을 받으면서 보툴리눔 톡신 제품 판매가 위축된 영향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조사들 간 다툼으로 미국 등 해외 기업이 시장점유율을 늘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