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항암부문장

7년째 국내 항암제 시장 1위
옥살리틴·제넥솔 등 주력 제품
최근 美서 '젬자' 국내 판권 인수
"항암 비중 25%로 끌어올릴 것"
보령제약이 지난해 10월 완공한 충남 예산공장.  보령제약 제공

보령제약이 지난해 10월 완공한 충남 예산공장. 보령제약 제공

“항암제가 보령제약의 대표 제품이자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잇는 ‘포스트 카나브’가 될 것입니다.”

보령제약이 지난 1일 전문의약품 부문 산하에 있던 본부 조직에서 부문으로 승격된 항암부문의 첫 수장을 맡은 김영석 항암부문장(상무·사진)의 말이다. 그는 “사업 운영에 필수인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 구조, 부문 내 조직 간의 유기적인 협업으로 항암제 시장에서 리딩 컴퍼니의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했다.

○국내 유일 항암사업부문 신설

"보령제약 '포스트 카나브'는 항암제…5년내 관련 매출 2000억 달성"

보령제약이 항암부문 조직을 별도로 신설한 것은 국내 판매 1위에 올라있는 항암제 시장 위상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전문의약품(ETC) 부문으로 통합돼 있던 사업부문을 RX(전문의약품) 부문과 항암 부문으로 나눴다.

김 부문장은 1996년 병역특례로 보령제약에 입사했다. 근무경력의 상당 기간을 항암 분야에서 쌓았다. 카나브 약효 실험을 담당한 덕에 카나브의 전반적인 개발 과정도 꿰고 있다. 항암 부문은 43명의 조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보령제약 항암 매출은 지난해 1100억원이었다. 2025년까지 2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보령제약이 항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2007년 질환별 전담 조직을 구성하면서부터다. 당시 대다수 국내 제약사는 지역별 혹은 약국 대형병원 의원 등 유통 채널별로 마케팅·영업조직을 운영했다. 보령제약은 질환별 조직으로 바꿔 전문성을 강화했다. 임상데이터를 통한 학술 마케팅을 통해 의사들의 신뢰를 얻고 시장을 선도하기 시작했다.

당시 항암마케팅팀장이던 김 부문장은 항암제를 취급하는 직원들이 의학적 지식이 부족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팀원들과 함께 매주 한 번 논문을 살펴보는 ‘저널클럽’을 구성했다. 이 모임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항암제 시장에 대한 최신 지식을 배우고 경쟁 제품까지 공부하고 나가니 의사들과 대화가 통했다”며 “지금도 배운 지식을 어떻게 현장에 접목할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7년째 항암 시장 1위

"보령제약 '포스트 카나브'는 항암제…5년내 관련 매출 2000억 달성"

보령제약은 국내 항암제 시장 매출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젬자(성분명 젬시타빈염산염) 옥살리틴(옥살리플라틴) 제넥솔(파클리탁셀) 젤로다(카페시타빈) 등이 주력 제품이다. 보령제약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파클리탁셀 제품인 탁솔을 2008년 12월부터 2015년까지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1위로 성장시켰다. 계약 종료 후 2016년 삼양바이오팜과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탁솔과 동종 제품인 제넥솔을 2년 만에 시장 1위에 올려놨다. 김 부문장은 “2007년부터 항암 전문 조직을 꾸렸기 때문에 보령제약의 영업·마케팅 능력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령제약은 최근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젬자의 자산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보령제약은 젬자의 한국 내 판권 및 허가권 등 모든 권리를 확보했다. 젬자는 췌장암, 비소세포 폐암, 방광암, 유방암, 난소암, 담도암 등의 적응증을 갖고 있다. 1차 또는 2차 치료에서 단독·병용요법으로 쓰인다. 이번 인수로 오리지널 제품의 포트폴리오 강화와 더불어 이익률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다국적 제약사 제품을 국내에 파는 전략으로 외형을 키우고 있다. 보령제약은 아예 판권을 사들여 자산화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부문장은 “도입 약은 판매사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만큼 젬자 판권 인수는 업계에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보령제약의 항암제 매출은 지난해 1000억원으로 전체 매출 5200억원의 19%를 차지했다. 2025년께 25%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마케팅·영업 강화에만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연구개발 및 생산 등의 조직 강화,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에도 나설 계획이다.

○파이프라인 확대

보령홀딩스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현지법인 하얀헬스네트워크를 설립했다. 이곳은 현지 기업과의 네트워크 구축 및 정보 수집을 맡고 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보령제약 파이프라인위원회에서는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을 검토한다. 김 부문장은 “대표이사를 비롯한 본부장 등 10여 명이 의사결정하는 구조”라며 “초·중기 단계의 파이프라인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보령제약 관계사인 바이오벤처 바이젠셀이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와 후속 파이프라인도 보령제약 항암제 R&D와의 시너지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부문장은 바이젠셀 공동대표를 지냈다.

바이젠셀이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VT-EBV-201은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바이젠셀은 VT-EBV-201의 임상 2상이 끝나는 대로 신속 허가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VT-EBV-201은 희귀 난치성 질환이자 혈액암의 일종인 EBV 양성 NK-T세포 림프종 환자 가운데 관해 후 재발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완전 치유를 목적으로 미세잔존암을 제거하기 위한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바이젠셀은 VT-EBV-201에 이은 차기 파이프라인으로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VT-트라이A를 준비하고 있다. 연내 식약처에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상업화 임상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김 부문장은 “다른 항암 및 바이오 영역에 진출하기 위해 바이젠셀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와의 협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현재 영업·마케팅 기획 중심인 항암 부문을 장기적으로는 사업 개발까지 포함하는 조직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