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등 51개社 개발 박차
녹십자 "혈장 치료제 무상제공"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51개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수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뒤 4개월간 한국 기업들이 총력전을 펼친 결과다. 신약 개발 관문인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 들어간 기업도 하나둘 늘고 있다. 연내 첫 국산 치료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제약·바이오기업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승인받은 코로나19 임상시험은 12건이다. 지난달 14일 부광약품이 국산 신약 최초로 항바이러스제인 레보비르의 코로나19 임상2상 승인을 받은 뒤 한 달 만에 임상에 들어간 국산 치료제는 3개가 됐다. 엔지켐생명과학이 중증 폐렴 예방 후보물질 EC-18의 효능을 시험하기 위해, 신풍제약은 말라리아약 피라맥스의 약효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응급환자를 위해 쓰는 약물은 이보다 많다. 식약처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코로나19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한 회사는 이뮨메드, 파미셀, 젬백스, 안트로젠, SCM생명과학, 강스템바이오텍 등 6개다. 국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후보물질을 보유한 기업은 각각 43곳과 8곳이다.

속도가 가장 빠른 제품은 혈장 치료제다. GC녹십자는 올해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치료제는 모두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셀트리온은 7월에 항체 치료제 임상에 들어간다.

백신은 아직 물질개발 단계다. 하지만 해외에서도 한국 기업을 주목하고 있다.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 360만달러(약 44억원)를 지원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제롬 킴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대개 백신을 개발하는 데 5~10년 걸리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이를 6~18개월로 단축하고 있다”며 “백신 개발 역사상 이렇게 빠른 속도로 많이 개발되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했다.
셀트리온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 코로나 예방에도 효과 있을 것"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 총력전 펴는 K바이오


"연내 코로나 치료제 내겠다"…K바이오 총력전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가 코로나19 감염 예방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장신재 셀트리온 사장은 18일 온라인으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0’ 기업설명회에서 “항체치료제는 감염 환자의 바이러스를 즉각 중화할 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에게 투여하면 항체 반감기가 2~3주이기 때문에 그 기간에는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환자를 다루는 의료진처럼 긴급한 필요가 있는 사람에게 예방 목적으로 투여할 수 있다”고 했다.

합성의약품과 달리 고용량으로 투여할 수 있는 것도 항체치료제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합성의약품은 독성으로 인한 부작용 때문에 고용량을 투여하기 어렵지만 항체는 부작용이 적어 가능하다”며 “체내에 바이러스 양이 많은 환자에게 안전한 항체치료제를 신속하게 투여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셀트리온은 오는 7월 국내와 유럽에서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세포주를 개발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로 개발 중인 ‘GC5131A’를 국내 환자들에게 수량 제한 없이 무상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가 제품을 원가에 공급한 사례는 있었지만 전면 무상 공급은 이례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복기 환자의 헌혈이 무상으로 이뤄지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영리 활동을 추구하는 게 도리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환자의 혈장에서 다양한 항체가 들어 있는 면역 단백질만 골라서 개발한 의약품이다. GC녹십자는 정부지원금을 제외하고 개발부터 상용화 이후의 일체 비용을 자체 부담할 계획이다. GC녹십자의 다른 혈장치료제와 작용 기전, 생산 방법 등이 같아 개발 속도가 빠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월 임상에 진입해 올해 안에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코로나19 DNA백신 ‘GX-19’를 개발 중인 제넥신은 임상시험에 사용할 시료 생산을 마쳤다. 제넥신은 지난 3월 바이넥스, 제넨바이오, 국제백신연구소, KAIST, 포스텍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바이넥스가 GX-19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바이넥스 관계자는 “제넥신과 수년간 DNA백신, 재조합단백질 의약품을 개발해왔기 때문에 신속한 시료 생산이 가능했다”며 “전 국민에게 DNA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규모로 생산 공정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제넥신은 다음달 초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를 대상으로 처음 치료 목적 사용 승인을 받은 이뮨메드는 다음달 국내에서 임상2상에 들어간다. 이 회사는 이탈리아에 7월 코로나19 치료제 ‘HzVSF’를 현지 중증 환자들에게 투여할 수 있게 공급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에서도 임상을 준비 중이다.

이지현/임유/박상익 기자 bluesky@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