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하고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는 사람을 ‘4차원 같다’고 종종 말한다. 이는 수학적으로도 정확한 얘기다. 4차원은 5, 6…100차원 등 ‘n차원’보다 훨씬 분석이 힘든 수학적 난제로 꼽힌다.

공간(차원)을 수학적으로 연구하는 기법은 20세기 최고의 수학자로 꼽히는 다비트 힐베르트와 앙리 푸앵카레가 정립했다. 힐베르트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탄생을 도운 ‘수학 과외 선생’으로도 유명하다. 푸앵카레는 ‘세계 7대 수학 난제’ 중 하나이자 위상수학 원리를 내포하고 있는 ‘푸앵카레의 추측’을 제기했다. 이들이 주춧돌을 놔 n차원 문제가 대체로 풀렸으나 오직 4차원만이 지금까지 미제로 남았다.

차재춘 포스텍 수학과 교수는 “4차원에서는 아주 특이하고 신기한 일이 생긴다는 사실만 알려져 있다”며 “모든 수학 대가가 4차원 속성 파악에 매달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 교수는 지난해 ‘4차원 위상수학과 매듭’ 연구과제 책임자로 선정됐다. 4차원 공간 연구의 근본 난제인 ‘위상수학적 디스크 임베딩(점으로 뿌려진 데이터를 위상수학적으로 조절하는 것)’ 문제 등을 해결하는 과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리더연구 사업이다. 그가 주력하고 있는 위상수학적 매듭론은 신약 개발의 첫 단계인 단백질 접힘 연구에도 응용되고 있다. 차 교수는 “산업에 응용될 일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수학적 지식이 예상치 못한 돌파구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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