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 글로벌 주문 쏟아져
코로나 특수…채용 4~6배 확대

임상·연구 전문인력 확보전
제약·바이오기업 실적도 '맑음'
SK바이오팜 연구원이 경기 판교테크노밸리 본사 연구소에서 약물실험을 하고 있다.   SK바이오팜 제공

SK바이오팜 연구원이 경기 판교테크노밸리 본사 연구소에서 약물실험을 하고 있다. SK바이오팜 제공

“전체 직원의 30%를 더 뽑아도 일손이 부족하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수젠텍(53,500 -3.60%)은 최근 올해 채용 계획을 대폭 수정했다. 해외에서 쏟아지는 주문을 지금 인력으론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다. 전체 직원이 95명인 수젠텍은 올해 연구직 7명 등 정규직 31명과 계약직 수십 명을 뽑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 여행 등 산업 전반으로 감원 태풍이 몰아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은 1분기 실적도 선방했다.

12곳 중 10곳 인력 늘린다

씨젠·수젠텍 "직원 늘려도 일손 모자라요"

한국경제신문이 3일 시가총액 1조원을 넘는 바이오·제약사 22곳(비상장사 두 곳 포함)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을 한 12개 중 10개 회사가 인력을 늘리거나 작년 신규 채용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닥 시가총액 6위인 진단업체 씨젠(312,200 +0.52%)은 올해 정규직을 180여 명 뽑는다. 작년 말 전체 임직원 수(317명)의 56.7% 수준이다. 계약직 생산 인력도 220명 채용한다. 임시직을 포함하면 총 직원 수가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작년 7명의 정규직을 채용했던 수젠텍도 올해 31명을 새로 뽑을 예정이다.

해외 공장 줄폐쇄로 반사이익을 얻은 의료장비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엑스레이 촬영기기 생산업체 디알젬(22,000 -2.22%)은 올해 26명의 신입·경력직을 채용한다. 작년 말 전체 직원 208명의 12.6%다. 작년엔 불과 4명만 뽑았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폐 엑스레이 촬영이 늘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신약 출시나 글로벌 임상을 앞둔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인력을 대거 뽑는다. 올해 상반기 상장을 추진 중인 SK바이오팜은 전체 직원 348명의 50%를 넘는 186명을 올해 채용할 예정이다.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출시를 앞두고 인력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한미약품(353,500 -0.56%) 등은 작년 수준 유지

씨젠·수젠텍 "직원 늘려도 일손 모자라요"

유한양행(66,800 +1.06%)한미약품, 부광약품(37,700 -2.58%)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150명, 한미약품은 100명, 부광약품은 70명의 신입·경력직 사원을 지난해 채용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기술수출 등 매출이 늘 수 있는 이슈가 있어 채용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바이오 기업들은 전문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휴젤(154,800 -3.25%)제넥신(127,300 -2.23%), 헬릭스미스(58,600 -2.01%), 알테오젠(200,000 +2.67%) 등은 작년과 비슷한 10~50명의 인력을 신규로 채용할 예정이다. 주로 연구직 등 고급 일자리가 많다는 설명이다. 응답한 12곳 중 바이오 기업인 메지온(175,800 -0.68%)코미팜(16,850 -3.99%)만이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바이오·제약업계의 채용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는 코로나19로 맞은 호황이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고 다시 고용을 유발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나서서 고용 유지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오산업은 성장→투자 증가→고용 증가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기업의 성장동력 발굴이 고용 창출 원동력이라는 게 증명된 셈”이라고 말했다.

성장→투자→고용 증가 선순환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실적도 기대 이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768,000 -1.29%)는 지난 1분기에 2072억원의 매출과 62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3분기 연속 흑자 행진이다. 1, 2공장의 가동률이 높아진 것이 실적 개선 배경이다.

한미약품은 1분기에 매출 2882억원, 영업이익 2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와 10.8% 늘어난 것이다. 개량신약과 복합신약이 선전한 영향이다. 고혈압 치료 복합신약 아모잘탄패밀리는 285억원, 고지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은 22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GC녹십자(277,500 +1.46%)는 백신 수출 호조에 힘입어 1분기에 매출 3078억원, 영업이익 61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와 283.9%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줄었는데도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좋은 실적을 거뒀다”며 “다른 산업에 비하면 코로나 사태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진단키트 등에 힘입어 바이오헬스 제품 수출도 급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바이오헬스 제품의 수출액은 지난달 10억8500만달러로 작년 1분기 8억4100만달러보다 29.0% 증가했다.

김우섭/이주현/박상익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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